다만 정부가 중위소득 산정기준을 예년보다 투명하게 바꿨음에도 여전히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년간 모든 가구의 중위소득 증가율보다 이번 인상율이 2%가량 낮아 괴리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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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중위소득은 14개 부처 80개 복지 사업의 선정 기준으로 활용된다. 대표적으로 저소득층에게 생계비를 지급하는 생계급여, 전월세와 주택 개보수 비용을 지원하는 주거급여, 입학금과 수업료를 주는 교육급여, 국민건강보험과 별개로 의료비를 지원하는 의료급여 등에 활용된다.
선정기준이 곧 최저보장수준인 생계비는 1인 가구 기준 올해 82만 556원에서 2027년 87만 5533원으로, 4인 가구 기준 올해 207만 8316원에서 2027년 221만 7563원으로 인상된다.
기준중위소득은 연금 개편과도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 최근 복지부는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중위소득 100% 이하 등 기준중위소득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기존 기초연금은 단독가구 기준으로 월 소득인정액 247만원 이하 대상자에게 전액 지급했는데, 기준중위소득 100%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내년에는 혜택을 받는 인원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2027년부터 산정방식 변경…CPI·실질GDP 반영
특히 정부는 내년도 중위소득부터는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준 중위소득 산정방식을 바꿨다.
과거 6년간 이듬해 기준 중위소득을 결정할 때에는 올해 기준 중위소득에 기본증가율과 추가증가율을 곱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기본증가율은 가계금융복지조사(가금복) 중위소득의 최근 3년 평균 증가율을 의미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하는 가금복 중위소득은 국가 조사를 통해 집계된 실제 국민 소득 중간값으로 정부는 가금복 중위소득과 기준 중위소득 간 격차를 보정하기 위해 ‘추가증가율’이라는 항목도 적용했다.
하지만 정부가 기본증가율을 보정하는 과정에서 매년 다른 지표를 사용하면서 산정방식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새로 마련한 산정방식은 올해 기준 중위소득에 가금복 중위소득의 최신 3년 평균 증가율을 곱하기만 하면 내년 기준 중위소득이 나온다. 다만 증가율을 정할 때 최신 소비자물가지수(CPI), 실질경제성장률(GDP) 등 다른 주요 사회·경제 지표도 반영한다. 이 기준은 향후 3년간 적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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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선정방식을 적용했지만 기준 중위소득 인상률은 최근 소득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가금복 중위소득의 평균 증가율은 8.69%였다. 내년 기준 중위소득 인상률(6.7%)은 이보다 낮다. 이에 따라 가금복 중위소득과 기준 중위소득 간 격차는 2018년 12.49%에서 2023년 29.62%로 확대되는 등 현실 소득과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실련은 “기준 중위소득이 오르면 생계급여 수급 대상과 지급 급여액이 증가한다”며 “의료·주거·교육급여 소득 문턱이 낮아져 보호받지 못하던 저소득·취약계층이 제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 중위소득 인상률도 올해 7.2%에서 2027년에는 6.7%로 오히려 낮아졌다. 중위소득 결정 지표에서 ‘가구균등화지수변경분’이 빠지면서다. 이에 따라 기초생활수급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1인 가구의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국가재정여건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중위소득을 대폭 인상하기란 어렵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2026년 기준중위소득을 정할 때만 해도 기본증가율과 추가증가율을 합한 수치가 14.01%였다”며 “다른 경제지표와의 관계를 봤을 때 그 정도의 인상분은 물가상승률을 지나치게 뛰어넘는 수치였기 때문에 예산 상황을 무시하기는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최근 하위소득계층의 적자 규모가 커지고 소득격차가 확대되는 등 어려운 국민의 생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폭으로 인상한 것은 가장 어려운 국민의 생활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려운 분들의 삶을 두텁게 보장할 뿐만 아니라 올해 중 수립할 ‘제4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서 부양의무자 제도 개선 등 더 폭넓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방향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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