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면 한강 공원 곳곳에선 관리 당국과 낚시꾼들의 신경전이 펼쳐진다. 올해 역시 장맛비가 내리며 전국 곳곳에 호우특보까지 내려졌지만, 위험하다는 통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낚시꾼들이 골치를 썪이고 있다. 이 시기에 오히려 장어가 잘 잡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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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에서 만난 60대 김모 씨는 강물과 2m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김 씨는 좀 위험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비가 많이 와서) 물이 올라와야 고기를 잡을 수 있다”며 “뭐라뭐라 하는 걸(안내방송) 듣긴 했는데 내용은 안 들었다. 순찰하는 이들이 나가라고 하긴 하지만 강제가 아니라서 안 나가도 된다. 흙탕물이 돼야 장어가 잘 잡힌다”고 했다. 다른 곳에서 만난 중국 국적의 신모(43) 씨 역시 “물이 좀 차야 물고기가 있다”며 “관리직원이 다녀갔지만 신경 안 쓴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장맛비가 쏟아진 전날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만난 낚시꾼들도 비가 와서 강바닥이 뒤집히면 장어가 잘 집히는 환경이 조성돼 낚시를 하기 적기인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인천 계양구에서 왔다는 김모(72) 씨는 “난 장어만 잡아서 비 오는 날에만 나온다”며 “요즘 (장어가) 바글바글하다. 수확이 좋은 날에는 30마리도 거뜬하다”고 말했다.
한강 낚시는 관련 조례에 따라 낚시금지구역을 제외한 장소에서는 허용된다. 떡밥으로 하천을 오염시키지 않는 등 이용 수칙을 잘 지키기만 하면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낚시를 즐기는 게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장마철처럼 비가 많이 내리거나 내릴 것으로 예상될 땐 상황이 다르다. 갑작스럽게 강물이 불어날 경우 낚시꾼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강공원에선 일정 위험 수준일 땐 위험하니 장소를 이동해달라고 안내방송을 하고, 팔당댐 방류량이 많아져 위험이 커지면 ‘낚시인 대피명령’을 내린다. 위반 시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대부분 사례는 계도에 그친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에 따르면 ‘한강낚시 금지 및 제한 사항’ 위반에 따른 과태료 처분 건수는 지난해 2025년 6건에 불과했지만, 현장 계도 건수는 2463건에 달했다. 관리 당국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낚시를 하는 이들까지 고려하면 위험한 환경에서 한강 낚시를 즐기는 사례가 수천건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한강공원 관리자들은 장마철이 두렵다고 토로한다. 시 미래한강본부 한강수상안전부 소속 한 주무관은 “이때 한강에서 장어가 잘 잡히기로 워낙 유명하다”며 “낚시꾼들이 몰리는 만큼 관리 현장이 바쁜 시기”라고 밝혔다.
반포안내센터 소속 현장 단속반 A 씨는 “여기는 팔당댐 방류량이 초당 300~5000톤을 넘거나 잠수교 물이 어느 정도 차오르기 시작하면 순찰 돌면서 (낚시꾼들을) 싹 철수시킨다”며 “안내 방송은 물론이고 순찰차도 타고 다니면서 계속 안내한다”고 밝혔다. A 씨는 이어 “이렇게까지 해도 몰래 서래섬으로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고 계속 버티는 사람도 많다”며 “안내하면 ‘내가 위험한 건데 네가 뭔 상관이냐’며 따진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강수 형태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낚시꾼들이 더욱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떤 형식의 급류가 생겨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장마철에는 낚시 포인트에 아예 출입을 막거나 금지하는 표지판를 설치해야 한다”면서 “다만 본인 생명과 직결되는 일인 만큼 스스로 무리한 행동은 삼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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