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주식 결제 T+1 전환 본격화…“속도보다 준비가 먼저” 신중론도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신하연 기자I 2026.09.02 19:45:20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금투협, 거래소·증권사·투자자 등과 ‘T+1 전환’ 토론회
단축 시 개인 투자자 결제자금 효율성 개선 기대↑
외인 시차·환전 등은 부담…“정책 예측가능성 필요”
“글로벌 흐름 맞추되 ‘안정적 전환’이 관건” 한목소리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국내 증권시장의 결제주기를 현행 T+2에서 T+1로 하루 단축하는 방안을 두고 개인투자자의 자금 활용도를 높이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발맞출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신중론이 제기됐다. 청산·결제 시스템과 후선 업무 전반을 손봐야 하고 외국인은 시차·환전 문제로 결제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협회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결제주기 단축(T+1일),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듣다’를 주제로 심층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사와 보관은행, 개인투자자 등이 참석해 T+1 전환의 편익과 과제를 논의했다.

금융투자협회가 2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토론회를 진행했다. (사진 왼쪽부터) 청년투자자 이동원·김민찬씨, 유튜브 시동위키 운영자 박시동씨,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실장, 이준서 동국대 교수, 최훈 한국거래소 부장, 김진택 예탁결제원 부장, 김미강 SC은행 이사, 박상현 NH투자증권 차장, 백대만 금융투자협회 팀장. (사진=신하연 기자)
금융투자협회가 2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토론회를 진행했다. (사진 왼쪽부터) 청년투자자 이동원·김민찬씨, 유튜브 시동위키 운영자 박시동씨,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실장, 이준서 동국대 교수, 최훈 한국거래소 부장, 김진택 예탁결제원 부장, 김미강 SC은행 이사, 박상현 NH투자증권 차장, 백대만 금융투자협회 팀장. (사진=신하연 기자)
“달리는 시장의 주춧돌 교체”…업계선 후선업무 단축 부담 우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거래 체결일로부터 2영업일 뒤 실제 주식과 대금이 교환되는 T+2 방식을 적용한다. T+1으로 바뀌면 개인투자자는 주식 매도대금을 하루 빨리 출금할 수 있고 결제 위험과 자금이 묶이는 기간도 줄어든다. 백대만 금융투자협회 팀장은 “미국에서도 결제자금 효율성이 높아졌고 투자자뿐 아니라 증권사와 결제은행 등 금융기관의 부담이 감소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과의 정합성도 T+1 전환의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이 이미 T+1을 시행하고 유럽 주요국도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한국만 T+2에 머물 경우 글로벌 투자자의 자금이 하루 더 묶여 오히려 시장 경쟁력 측면에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업계 의견과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0월 T+1 전환 로드맵과 함께 제도 개선·시스템 개편 사항과 추진 일정, 통합 테스트 계획 등을 제시할 방침이다.

하지만 매도대금 출금과 매수대금 결제가 하루씩 앞당겨지려면 통상 주식 거래 이후 이뤄지는 청산·차감과 거래 확인, 결제 지시, 착오매매 정정 등 각종 후선 업무도 함께 단축해야 한다. 기관투자자의 경우에는 여기에 거래 배분과 매매 확인, 결제 지시·승인 절차까지 더해진다.

박상현 NH투자증권 결제업무부 차장은 이를 “달리는 시장의 주춧돌을 갈아끼우는 일”이라며 “한두 회사가 결제를 불이행해도 시장 전체 신뢰가 훼손될 수 있는 만큼 모두가 따라올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훈 한국거래소 부장도 조기 이행뿐 아니라 안정적인 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부장은 “결제 위험 측면에서 한국 시장의 결제주기 단축이 시급한 것은 아니다. 현재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결제주기 단축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질서로 부상했고 개인투자자 자금 활용 제고 측면에서도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투자자, T+1 방향엔 공감…관건은 ‘안정적 전환’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핵심 변수로 꼽혔다. 글로벌 기관은 매매 이후 펀드별 배분과 거래 확인, 원화 환전, 국내외 보관기관 간 결제 지시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뉴욕과 서울 간 시차까지 고려하면 T+1이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당일 결제’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김미강 SC은행 이사는 “글로벌 투자자는 외국계 증권사의 매매 계좌와 국내 보관기관을 통한 자산 보관 계좌가 분리돼 있다”며 대규모 주문이 체결된 이후 하위 펀드별 배분, 결제 지시와 거래 내역의 매칭, 원화 자금과 주식 확보 등 여러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일부 계좌 배분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어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투자자들도 T+1 전환의 방향성에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제도 시행 전 충분한 준비기간과 정책 예측 가능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백 팀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의 주요 개선 과제로 늘 이야기하는 것이 규제의 예측 가능성”이라며 “시장 참여자들과 충분히 소통해 제도를 설계하고, 계획 발표 이후에도 충분한 사전 준비기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결제 업무 자동화나 중앙집중화 수준이 미국·홍콩 등 주요 시장보다 다소 낮다는 지적도 있다”며 예탁결제원이 준비 중인 업무 자동화 시스템의 구체적인 설계를 시장에 조속히 공개해 충분한 검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예탁결제원은 거래·결제 절차의 자동화를 통해 외국인 관련 업무 처리시간을 절반 이상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진택 예탁결제원 부장은 “예탁결제원이나 거래소 시스템 구축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국내외 연계기관과 운용사, 투자자까지 모두 연결돼야 한다”며 충분한 테스트와 비상 대응체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도 이날 개회사에서 “T+1은 자금 활용 편의성과 시장 효율성을 높이는 긍정적 변화”라면서도 “제도 개편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얼마나 안심하고 수용할 수 있느냐”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의 목소리가 경시된다면 오히려 불필요한 혼선과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