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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대신 지분·사모펀드로"…판 커진 AI 자금조달, 루트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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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8.11 13: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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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5000억달러·인텔 150억달러 조달
채권 스프레드 2배↑…월가는 순환거래 경계
사모펀드는 "기회"로 본다…낙관론 우세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인공지능(AI) 붐이 빅테크들의 설비투자 규모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밀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자금조달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엔비디아는 10일(현지시간) 월가 대형 자산운용사들과 5000억달러(약 709조7500억원) 규모의 AI 인프라 자금조달 패키지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인텔은 150억달러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규모는 다르지만 두 회사 모두 회사채(빚) 대신 지분성 자금조달을 선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진=AFP)
(사진=AFP)
엔비디아는 이번 자금 조달에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블랙스톤·블랙록·브룩필드자산운용·골드만삭스·KKR 등 사모펀드와 자산운용사를 총동원했다. 하나의 컨소시엄이 아니라 여러 개별 금융수단으로 나뉘어 진행하며, 전체 규모는 5000억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엔비디아는 이미 오픈AI에 대한 최대 2500억달러 보증, 3500억달러 규모 칩 구매대금 지원 등을 협의해왔고, 한국 SK그룹과도 5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거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인텔은 지난 3월 이후 주가가 3배 가까이 뛴 강세장을 발판 삼아 150억달러 규모의 보통주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조달한 자금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확장과 설비투자에 투입된다. 이같은 방식을 택한 것은 부채를 늘리지 않고 투자적격등급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채권시장이 먼저 보낸 경고음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조달 방식의 다변화 자체를 시장의 경고음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엔비디아는 고객사에 자금을 대주고 그 자금이 다시 자사 칩 구매로 돌아오는 이른바 ‘순환거래’ 구조를 반복해왔는데, 이런 계약이 실제 수요보다 시장 규모와 밸류에이션을 부풀리고 있다는 우려가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채권시장의 반응도 이를 뒷받침한다. 가격정보업체 솔브(Solve)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엔비디아 채권에 요구되는 국채 대비 가산금리(스프레드)는 약 0.40%포인트로 두 배로 확대됐다. 회사채 투자자들이 예전보다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모펀드는 ‘기회’로 본다

반면 사모펀드 업계는 이런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짐 젤터 사장은 이달 초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I 인프라 구축 규모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8조달러 이상의 자본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민간자본이 이 중 상당 부분을 조달할 기회가 크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빅테크의 올해 합산 AI 설비투자는 73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2026~2028년 누적 지출을 3조5000억달러로 추산했다. 개별 기업의 현금창출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여서, 사모펀드·자산운용사 등 민간자본까지 동원되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이 같은 자금조달 다변화가 AI 인프라 수요에 대한 정당한 반영인지, 아니면 순환거래로 밸류에이션이 부풀려진 결과인지다. 엔비디아의 5000억달러 딜은 이르면 이번 주 공식 발표될 예정인 만큼 시장의 첫 반응이 조만간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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