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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회사채 시장만으로는 거대한 자금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자 빅테크들은 자금 조달처를 전 세계로 넓히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6월 캐나다달러 표시 채권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40억캐나다달러(약 13조3850억원)를 발행했다. 알파벳은 지난달 호주 시장에서 종전 기록의 2배를 웃도는 55억호주달러(약 5조2130억원)를 조달했다. 메타 역시 올가을 사상 처음으로 유럽 채권시장을 두드릴 예정이다. 그렉 피터스 PGIM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의 큰 흐름은 ‘어디서든, 모든 곳에서 자금을 끌어모은다’는 것이다”며 “시장에 쏟아지는 채권 물량이 역사적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가 오픈AI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110억달러(약 14조9600억원)가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기등급 채권을 발행했다.
문제는 빅테크의 공격적인 차입 행렬이 국채 시장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이른바 ‘구축 효과’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와 다른 기업의 자금 조달에도 부담을 준다는 점이다. 빅테크의 거대한 채권 물량을 피하려 발행 일정을 미루거나 만기를 짧게 잡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조차 자국 국채 발행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시장에 물량이 넘치면서 우량 기업인 빅테크들의 조달 금리마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로트피 카루이 핌코 전략가는 “일부 빅테크 채권 가격은 투기등급 수준에 가깝게 재조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잠재적 뇌관은 이들의 빚이 ‘순환 거래’의 고리로 얽혀 있다는 점이다. 영국 헤지펀드 소나자산운용이 AI 관련 거래 176건(자금 규모 3조 6000억달러)을 분석한 결과, 약 120건이 같은 회사가 투자자이자 동시에 고객, 공급자로 등장하는 순환 거래였다. 빅테크가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스타트업은 그 자금으로 다시 빅테크의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구조다. 스콧 슐트 바클레이스 투자등급채권 신디케이트 공동 대표는 “어디서든 문제가 생기는 순간 생태계 전체가 흔들릴 만큼 너무 깊게 얽혀 있다”고 우려했다.
토르스텐 슬뢰크 아폴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빅테크의 신용은 앞으로 영업현금흐름이 6000억달러(약 816조원)에서 2조달러(약 2720조원)로 3배 이상 폭증할 것이란 가정에 기대고 있다”며 “만약 수익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신용 스프레드가 급격히 벌어지고 투자가 급감해 미국 경제 성장마저 둔화할 것이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9/PS2609290144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