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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효율화 2막'…부동산 개발 앞세운 롯데의 재무 리빌딩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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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26.04.01 14:57:23

롯데물산, 롯데칠성 양평동 부지 2800억에 매수
일반주거지역으로, '아파트' 등 공동주택 지을듯
롯데칠성도 유동성 확보로 중장기 체질개선 시동
차기 부동산 개발부지는 상암·서초 등 거론

[이데일리 김정유 신수정 기자] 롯데그룹이 계열사 유휴부지를 활용한 부동산 개발 사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최근 2년새 화학·건설 등 일부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그룹 전반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자산가치 50조원 이상의 부동산 개발로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려는 몸부림이다. ‘첫 타자’로는 롯데칠성(005300)음료가 보유한 서울 양평동 부지가 선택됐다.

롯데물산이 매입한 서울 양평동 롯데칠성음료 부지 항공 사진(빨간색). (사진=롯데물산)
롯데물산은 지난달 31일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칠성음료(롯데칠성) 부지(양평동5가 119번지 외 17필지 일원)를 2805억원에 부동산 개발을 목적으로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매입한 부지는 2만 1217㎡(약 6400평) 규모로 롯데칠성이 1965년 매입 후 물류센터, 차량정비기지로 사용해왔던 땅이다.

해당 부지는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에서 도보 5분 거리인데다, 여의도 업무지구와도 가깝다. 북쪽엔 선유도 공원, 한강 공원이 있고 서쪽엔 안양천이 있다는 것도 지리적 장점이다. 2종 일반주거지역인 해당 부지는 2020년 선유도역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됐다. 일반주거지역은 주택 밀집 지역을 뜻하며, 일반적으로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으로 개발된다.

롯데그룹의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롯데물산은 2016년에도 잠실 롯데월드타워·몰 개발 당시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기획부터 분양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 경험이 있다. 롯데물산은 이 같은 복합개발 및 고급 주거 상품 개발 노하우를 토대로 해당 부지의 최적 개발안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장재훈 롯데물산 대표는 “안정적 수익구조를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부동산 발굴과 투자를 핵심으로 하는 부동산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이번 매입 부지의 최적 개발안을 검토 중이며, 지역사회·인허가 당국 등 모든 이해관계자와 상생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칠성 입장에서도 이번 부지 매각으로 추가적인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당장 현금이 극도로 부족하진 않지만,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중장기적인 체질개선에 나서려는 발판이다.

실제 롯데칠성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133억원 수준이지만, 유동비율은 77.8%로 100%를 밑돈다. 부채비율은 167.7% 수준인데 주요 식품업계 평균치가 80%대임을 감안하면 다소 높은 편이다.

롯데칠성은 이번에 확보하는 유동성을 지렛대 삼아 현재 1조 5800억원대인 차입금 규모를 중장기적으로 8000억원 수준까지 줄이고, 부채비율도 100%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앞서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주주환원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처럼 높은 배당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낮추기 위해선 자산 효율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번 양평동 부지 매각은 이 같은 롯데칠성의 재무개선 움직임의 일환이란 설명이다.

유통업계에선 롯데그룹이 이번 양평동 부지 개발에 이어, 다른 계열사 부동산 자산들도 추가적인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차기 부동산 개발 부지로 거론되는 곳은 롯데쇼핑(023530)이 보유한 상암동 부지, 롯데칠성의 서초동 부지 등이 꼽힌다.

롯데쇼핑 상암동 부지는 당초 롯데몰이 들어서기 위해 수년간 공을 들여왔지만 아직까지 삽을 뜨지 못한 곳이다. 해당 부지는 2013년 서울시가 복합쇼핑몰 유치를 목적으로 롯데쇼핑에 약 1900억원을 들여 매각했는데, 이후 ‘전통시장 상생’ 문제가 나오면서 인허가가 밀려왔다. 지난해부터는 기존 목적과 다른 공영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롯데칠성이 보유한 4만㎡ 규모의 서울 서초동 물류센터 부지도 대상이다. 올 하반기 오피스텔과 쇼핑시설 등을 짓는 약 4조원대 프로젝트가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관련 개발안을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롯데웰푸드(280360) 영등포 공장과 양평동 공장 등도 차기 개발 부지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지방 공장 통폐합 과정에서 나오는 유휴 부지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비핵심 투자 지분 역시 추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부동산 개발 추진으로 롯데그룹이 유동성 악화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며 “롯데물산이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시공은 계열사인 롯데건설이 맡게 되면 함께 수익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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