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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있는경제] 스타트업이 전통업체 꿀꺽…유럽 달구는 ‘AI 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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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지 기자I 2026.09.11 18: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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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먹히던 스타트업, 유럽서 직접 인수 주체로
라임택스·드웰리 등 M&A로 고객·인력 한꺼번에 확보
여기에 AI 적용해 서비스 및 몸집 단박에 크게 확장
파편화된 시장·승계 수요 맞물려…글로벌 VC도 투자 확대

이 기사는 2026년09월11일 16시58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유럽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각 분야 스타트업들이 동종업계의 소규모 업체들을 속속 사들이고 있다. 세무와 법률, 부동산관리 등 사업자가 잘게 나뉜 유럽 시장에서 경쟁 업체를 인수해 고객과 전문인력, 사업 기반을 한꺼번에 확보한 뒤 여기에 AI를 접목하는 방식이다. 과거 대기업이나 사모펀드운용사의 인수 대상이 됐던 스타트업이 최근 들어서는 직접 인수 주체로 나서면서 성장 속도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EU있는경제] 스타트업이 전통업체 꿀꺽…유럽 달구는 ‘AI 롤업’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럽에서 전통 서비스업체를 잇따라 인수하는 '롤업' 전략을 앞세운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롤업은 규모가 작은 여러 사업자를 차례로 인수해 하나의 플랫폼이나 기업집단으로 묶는 전략으로, 기존 업체에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며 고객을 하나씩 늘리는 것보다 빠르게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성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의 몸집 키우기가 최근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유럽 서비스 시장의 구조적 특성이 꼽힌다. 세무·법률·부동산관리 등은 소규모 사업자가 난립한 데다 디지털 전환이 더딘 곳이 적지 않다. 기존 업체를 인수하면 이미 형성된 고객과 매출 기반을 확보할 수 있고, 이후 AI를 적용해 업무 방식을 바꿀 여지도 크다. 창업자 고령화에 따른 사업 승계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인수 대상을 확보하기 좋은 배경이다. 실제 일부 글로벌 투자사들은 이러한 특성 때문에 유럽이 AI 롤업에 특히 유리한 시장이라고 보고 관련 기업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최근 투자사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AI 세무 스타트업 라임택스가 꼽힌다. 라임택스는 최근 총 3600만유로(약 562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600만유로는 모티브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프리시드 지분투자로, 나머지 3000만유로는 독일 은행 컨소시엄이 제공한 인수금융으로 마련했다. 설립 8개월 만에 세무법인 4곳을 사들인 라임택스는 이번 자금을 추가 인수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몸집을 키우는 곳은 라임택스뿐만이 아니다. 영국 임대관리 플랫폼 드웰리는 소규모 임대관리업체를 사들여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는 데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로, 기존 임대관리업체가 보유한 집주인·세입자 정보와 업무 데이터를 자체 AI 운영체제에 연결해 임대료 수납과 세입자 심사, 유지보수 요청 등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3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독립 임대관리업체 16곳을 인수, 이를 바탕으로 영국 10대 임대관리업체 수준으로 몸집을 키웠다.

휴가용 단기 임대주택 시장을 겨냥하는 독일 아비오는 지난해 10월 유럽 최대 투자사인 유라지오 주도로 36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면서 30곳 이상의 사업자를 인수하기도 했다. 아비오는 숙박시설과 휴가용 주택을 대신 운영해주는 관리업체로, 소규모 지역 사업자를 인수한 뒤 예약과 가격 책정, 고객 응대, 현장 운영, 회계 등을 하나의 AI 기반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있다. 최근에는 누적 인수업체 수가 50곳을 넘어설 정도로 확장에 적극적이다. 관리 중인 주택도 2000가구 이상으로 늘었다.

법률서비스 시장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AI 법률 플랫폼 로하이브는 지난해 9월 변호사 60명 이상이 소속된 로펌 우드스톡리걸서비스를 그룹에 편입했다. 인수 후 법률 문서 작성과 판례 조사, 사건 관리 등에 자체 AI를 적용했고, 회사 측에 따르면 우드스톡의 매출은 결합 이후 세 배로 늘었다.

투자업계에서는 유럽에서 롤업 전략을 택하는 스타트업과 이들에 자금을 대는 투자사가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자가 잘게 나뉜 서비스 시장이 많은 데다 창업자 고령화로 승계 수요도 커지고 있어 인수 대상을 확보하기 쉽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은 "AI를 활용해 인수한 업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더해지고 있다"며 "롤업이 유럽 스타트업의 새로운 성장 전략이자 투자 테마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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