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하나투어·모두투어 등 국내 여행사에 따르면 정부가 백신접종 완료자에 한해 해외입국자 자가격리면제를 발표한 지난 11일부터 해외여행 상품 예약자가 크게 늘어났다. 이전까지는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한 뒤 7일간 자가격리가 필수였지만 이제 백신접종 완료자는 해외에서 입국시 자가격리 면제다. 이에 맞춰 여행업계는 해외 여행상품 재개에 나서거나, 해외 네트워크 복구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하나투어는 11일부터 20일까지 10일간 해외여행상품 예약자가 3200명에 달했다. 이는 이전 10일(1~10일) 예약 대비 93.7%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괌·사이판 중심의 남태평양이 36.4%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유럽(23.4%), 미주(21.4%)가 뒤를 이었다. 해외항공권 예약도 증가세다. 11일부터 20일까지 해외항공권 예약은 7300명으로, 1일부터 10일까지의 예약 대비 60.7% 증가했다. 해외항공권의 지역별 예약 비중은 미주가 44.8%로 가장 많았고 유럽 32.8%, 동남아 16.6%, 중국·일본 1.9%로 나타났다. 해외여행 문의와 홈페이지 유입도 크게 증가했다. 하나투어 닷컴과 모바일 앱의 3월 3주차 UV(Unique Visitor·순방문자수)와 UV와 PV(Page View·페이지뷰)는 1주차 대비 80.8%, 2주차 대비 50.0% 증가했다.
모두투어는 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해외여행상품 예약자가 3300여명에 달했다. 이전 5일간(3월 4~8일) 예약자의 3배(990명)가 넘는 수치다. 인터파크투어는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해외항공권 예약이 234% 포인트 늘어났다. 주요 노선에 속하는 대양주, 동남아, 미주, 유럽 등은 각각 285%, 243%, 239%, 248% 늘었다. 노랑풍선은 11일 이후 4일 동안 직전 4일 대비 홈페이지 유입량이 120%, 예약건수는 85%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규회원가입자수도 50% 이상 늘어났다.
참좋은여행은 발표 이후(11~18일) 여행상품 예약건수가 2827건에 달했다. 발표 이전(7~11일)보다 168%(1675건) 늘어난 수치다. 이중 동남아(560%), 유럽(229%), 호주·뉴질랜드(2075%), 괌·사이판(218%), 북미(291%) 등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다만 여행업계는 해외여행 수요가 완전한 회복기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상필 참좋은여행 부장은 “정부 발표 이후 여행문의도 크게 늘어나는 등 움츠러들었던 여행수요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증가폭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이었던 2019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참좋은여행의 경우 2019년 3월 말 하루 해외여행상품 예약자가 4000~5000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당시와 비교해 20%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 부장은 “앞으로 일일 확진자가 1만명 이하로 확실한 소강상태가 된다면 여행수요도 폭발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급증하는 해외여행 수요와 달리 방한 관광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는 해외 관광객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기준 전체 1759만 2756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96만 7003명에 불과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의무가 완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방한 관광시장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중국과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았던 두 나라와의 관계가 좋아지지 않는 이상 방한 관광시장의 급격한 회복은 전망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