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이비티는 2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산학협력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존 정보기술(IT)사업을 중단하고 화장품과 개량신약 개발 등 바이오산업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아이비티는 지난 2000년 현대이미지퀘스트 법인이 현대전자로부터 모니터 사업을 양수하고 2002년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다. 2006년 현대아이티로 사명을 변경했고, 2012년 씨앤팜이 이를 인수해 사명을 현대아이비티로 변경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2012년 3월부터는 바이오 기술을 토대로 비타민C와 생체형 미네릴의 혼성 바이오물질 ‘비타브리드C’를 생산해 이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오상기 현대아이비티 대표는 “2012년 인수 당시부터 바이오산업을 진행하고자 했다”며 “의약품 개발에 많은 시간과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화장품을 수익모델로 우선 임상자금을 확보했고 바이오산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이비티의 화장품 브랜드 ‘비타브리드’는 일본에서 지난 1월 월 매출 3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달 월 매출 50억원을 넘었다. 현대아이비티는 작년 말 일본 벡토르와 합작사 ‘비타브리드재팬’을 설립, 일본시장을 기반으로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벡토르와 현대아이비티의 지분률은 51대 49로, 내년 도쿄 증시에 상장 예정이다. 중국 사업 진출도 모색했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 사태로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에는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있다.
향후 의약품 개발은 모회사 씨앤팜의 핵심기술을 활용한 항암 개량신약을 목표로 삼았다. 개량신약은 기존 의약품과 성분이나 약효는 유사하지만 안전성·유효성 등이 개선됐거나 의약기술이 진보됐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약을 의미한다. 현대아이비티는 기존에 허가된 항암제 ‘도세탁셀(제품명 탁소텔)’에 자체 약물전달기술(DDS)을 적용해 목표부위까지 약 성분을 안전하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박광식 현대아이비티 부사장은 “기존 항암제는 정상 세포와 암세포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지만, 개발 중인 약은 ‘유무기 복합체 기술’을 통해 유효물질을 선택적·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아이비티의 유무기 복합체 기술은 특수 코팅으로 유효물질의 안정성을 높이고, 표적 조직에 달라붙기 전에는 유효 물질이 방출되지 않아 다른 조직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난치병으로 알려진 췌장암을 대상으로 임상 1/2a상을 진행하고 있다. 췌장암 치료제의 시장 규모는 약 18억달러(약 2조277억원)로 내다보고 있으며, 임상 1상을 진행하고 ‘패스트 트랙’으로 미국에서 상용화를 앞당길 계획이다. 패스트트랙은 미국에서 중증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제품을 빨리 출시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오 대표는 “효과를 확인하면 즉시 후속 임상에 들어가 2조원 췌장암 치료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며 “약가도 경제적으로 책정해 가격 때문에 처방을 못받는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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