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10년 장기 추세를 웃도는 이른바 ‘슈퍼 세수’를 빚 갚는 데 쓰지 않고 별도 기금에 쟁여두고 쓰겠다는 구상이어서, 재정 원칙을 훼손한 ‘쌈짓돈’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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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2027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162조 3000억원 규모로 출범하는 미래대응기금은 청년, 성장동력 등 4대 분야에 45조 4000억원을 쓴다. 나머지 104조 4000억원은 일종의 비상금이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혁신사업에 대한 적기투자와 세수결손 등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일종의 ‘재정 댐’ 역할로 활용한다.
미래대응기금의 재원은 최근 10년 내국세 추세선(연평균 6.2%)을 웃도는 초과하는 추가세수와 교육교부금 개편에 따른 절감액 등 대규모 지출구조조정(지구조)를 통해 마련한다. 다만 교부금 개편에 따른 절감액 중 추세선을 밑도는 재원은 기금 내 ‘교육·인재계정’에 적립하도록 했다. 내국세와 연동을 폐지하면서 관련 예산 축소를 우려하는 교육계의 반발을 안심시키기 위한 구조적 설계다. 새 교부금 산식은 ‘전년도 교부금’에 ‘3년 연평균 경상성장률’과 ‘3년 연평균 학령인구 변화율(0.35 )’을 연동하는 방식으로 정교화했다.
지구조는 재량지출과 의무지출에서 이뤄졌다. 재량지출에서는 역대 최대치인 38조 6000억원을 깎아 2100여 개 사업을 폐지·삭감했고, 의무지출에서는 69조원을 덜어냈다. 의무지출 삭감액은 사업을 접어서 나온 돈이 아니라 제도를 고쳐서 만든 재원이다. 의무지출 삭감액 중 대부분인 약 63조원은 앞서 언급된 지방교부세(30조 5000억원)와 교부금(32조 5000억원)의 자동 배분 구조를 끊어내 마련했다.
또한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재원 중 12조 5000억원을 신규 국채 발행 물량을 줄이는 데 투입한다. 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가채무의 증가 속도를 제어하고, 미래 세대가 짊어질 막대한 이자 비용 부담을 확정적으로 절감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정부는 추가 세수를 모두 국채 상환에 돌릴 경우 내년 220조원대인 국고채 총발행 물량이 100조원대로 급감해 채권 시장 생태계 자체가 형성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기금 조성을 통한 12조원대 발행 축소는 재정 건전성 회복과 국채 시장의 안정적 관리 사이에서 찾은 아슬아슬한 균형점이라는 설명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번 예산안은 단순한 나라살림 계획을 넘어 글로벌 AI 패권 다툼 속 대한민국의 청사진”이라며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소중한 세수를 대혁신에 투자하려는 전략적 예산안”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와의 상충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 장관은 “현금성 살포가 아닌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는 총공급 확충에 투자의 방점을 뒀다”며 “한은 총재 역시 성장 여력을 높이는 투자는 통화정책과 어긋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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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비판의 목소리는 거세다. 정부 내부 조차 비판의 날을 세웠다. 기금 예산안에 “추경 없이 기금 변경으로 탄력 대응이 가능하다”고 명시된 점을 두고, 재정경제부 내부망에는 “국회 통제를 벗어나 헌법상 재정 규율을 우회하려는 꼼수”라는 비판 글이 올라왔다. 초과 세수는 적자 국채 상환에 우선 쓰는 것이 정석인데, 어떻게 쓸까부터 궁리하는 펀드는 ‘미래소멸기금’에 불과하다는 묵직한 경고다.
학계는 기금 운용의 대전제인 ‘세수 잭팟’ 지속성에도 우려를 표했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세수는 변동성이 크지만 예산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 어렵다”며 일회성 세수를 상시 지출로 연결하는 위험성을 비판했다.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도 “미국 시장을 휩쓸던 일본 가전이 자취를 감춘 것처럼 반도체 호황이 5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9/PS26090101708.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