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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은 4년 만에 상원을 탈환했으며, 하원 또한 다수당 지위 유지가 유력한 상황이다. ‘레드 스윕’이 예상되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감세,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건강보험개혁법(ACA·Affordable Care Act·일명 오바마케어) 대폭 개정 등의 핵심 공약들은 의회의 큰 견제없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화당 내부적으로도 반대 의견이 나오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당시 고(故) 존 매케인(애리조나)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건강보험정책인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ACA) 폐지법안에 찬성표를 던질 수 없다고 공식 천명하는 등 트럼프 당선인과 맞붙었다. 이처럼 집권 1기 트럼프 당선인과 갈등을 겪었던 ‘반(反)트럼프’ 성향의 공화당 의원들이 현재는 설 자리를 잃은 상황이다.
공화당 내 대표적 반트럼프 인사였던 애덤 킨징거 전 공화당 연방의원은 “이론적으론 하원 내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당선인을 통제시킬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다”면서 “그들이 더 이상 트럼프 당선인들을 반대할 가능성은 0%”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재집권에 성공하면 4차례 형사 기소된 사건들 역시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 역사상 최초로 형사 기소된 전직 대통령으로, 재임 중 취득한 국가기밀 문건을 퇴임 후 자택으로 불법 반출해 보관한 혐의, 지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를 시도한 혐의, 성 추문 입막음 돈 제공 관련 회사 서류 조작 혐의 등으로 지난해 형사 기소 당했다.
브라운대의 코리 브렛슈나이더 정치학 교수는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잠재적 위협’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강력한 행정 권한이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권력을 추구하는 성향을 지닌 인물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권력 남용 가능성이 현실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NN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과 같은 지도자들을 자주 칭찬했다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월 뉴햄프셔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국가 수장으로 ‘스트롱맨’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으며, 과거 “대통령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헌법 제2조를 자신의 막강한 권한의 근거로 인용하기도 했다.
향후 트럼프 당선인의 권력 남용을 견제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민주당의 하원 다수 확보, 법원의 제지 등이 거론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CNN은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