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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출산·대중교통, 세금 가면 대신 현금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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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9.01 17: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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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예산안]
혼인·출산 세액공제→혼인지원금·아이맞이지원금
대중교통 소득공제는 K-패스 환급…청소년도 포함
공제 사각지대 줄이고 중복지원 정리…17개 제도 대상
총지출 확대·지원사업 고착에 재정 경직성 우려도 제기

[세종=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혼인·출산과 대중교통 이용 등에 대한 지원 방식을 세금 공제·감면에서 현금 환급·지원금 지급으로 바꾼다. 세금을 깎아주는 방식으로는 납부세액이 적은 저소득층이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1일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총 17건, 1조 9000억원 규모의 조세지출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개편 대상은 혼인·출산 세액공제다. 정부는 약 3000억원 규모의 세액공제를 혼인지원금과 아이맞이지원금으로 바꾸고 관련 직접지원 규모를 약 9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지금은 혼인신고를 하면 부부가 각각 최대 50만원을 세액공제받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납부세액과 관계없이 부부당 생애 한 차례 100만원을 지급한다. 내년 1월 이후 혼인신고한 부부에도 소급 적용한다.

출산·입양세액공제는 첫만남이용권과 부모급여 등 기존 현금성 사업과 통합해 아이맞이지원금으로 재편한다. 내년 7월부터 관련 지원을 합쳐 첫째 1000만원, 둘째 1200만원, 셋째 이상 1500만원을 지급한다.

약 3000억원 규모의 대중교통 소득공제는 K-패스 환급 확대로 전환한다. 관련 예산은 약 6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늘고 지원 대상은 537만명에서 955만명으로 확대된다. 기존 가입 대상에서 빠졌던 13~18세 청소년도 새로 포함한다.

정부가 지원 방식을 바꾸는 것은 세제 혜택만으로는 정책 대상자에게 혜택을 고르게 주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소득공제는 소득과 적용세율이 높을수록 절세 효과가 커지는 반면, 세액공제는 소득이 낮아 내야 할 세금 자체가 적으면 정해진 공제액을 모두 받지 못할 수 있다. 반면 현금·보조금은 납부세액과 관계없이 지급할 수 있어 저소득층까지 지원하기 쉽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재정지출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세제 혜택을 줄이면 세입은 늘어나지만, 지원 대상을 넓혀 현금·보조금으로 지급하면 그만큼 예산상 총지출도 증가한다.

한번 도입된 지원금이 계속사업으로 굳어질 경우 세입 여건이 악화해도 줄이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이다. 경기 상황에 맞춰 지출 우선순위를 조정할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예산사업은 한 번 시작하면 삭감하기가 매우 어려운 만큼 지원 제도는 가급적 단순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여러 지원금을 만들어 재정지출 사업으로 운영하면 나중에 되돌리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호황이 지나간 뒤 세입 여건이 나빠지면 지금 늘린 지원사업이 재정에 부담을 주는 처치 곤란한 사업으로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혼인신고서 작성대 모습. (사진=뉴스1)
사진은 서울 종로구 혼인신고서 작성대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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