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은빈(41)씨는 이달 초 SK하이닉스를 250만원대에 매수했다. 단기 조정 뒤 반등하는 흐름이 반복될 것으로 보고 마이너스통장까지 활용해 투자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최근 주가가 155만원까지 밀리면서 손실 폭이 커졌다. 그는 “300만원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220만원 정도만 회복해도 매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 이형우(32)씨도 최근 SK하이닉스를 185만원에 매수했다가 손실권에 들어섰다. 이씨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과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은 여전히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단기 반등을 기대하고 최근 반도체 대장주를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최근 고점 부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사들인 투자자가 적지 않은 가운데 실제로는 절반이 이미 손실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과거 두 종목이 전고점을 회복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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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23%(1만1500원) 내린 20만8500원에, SK하이닉스는 9.61%(14만9000원) 하락한 140만1000원에 정규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는 앞선 장중 최고가 대비 삼성전자는 44.3%, SK하이닉스는 53.1% 하락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19일 장중 37만45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고, 종가 기준으로는 6월18일 기록한 36만2500원 기록을 세운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6월25일 장중 298만7000원으로 최고가를 찍었고, 종가 기준 최고가는 6월22일 기록한 291만9000원이다.
주가 급락으로 개인투자자의 평가손실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NH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나무’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삼성전자 투자자의 44%가 손실권에 있다. 평균 매입단가는 20만6044원이다. SK하이닉스는 투자자의 59%가 손실 상태였으며 평균 매입단가는 173만5737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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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두 종목은 큰 폭의 조정 이후 이전 고점을 회복했다. 다만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2021년 1월 11일 장중 9만6800원으로 당시 최고가를 기록해 ‘10만전자’ 기대를 키웠다. 종가 기준으로는 다음 날인 1월12일 9만600원을 기록했다. 이후 장기간 조정을 거친 뒤 2025년 10월16일 장중 9만7700원을 기록하며 약 4년 9개월 만에 이전 고점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3월 2일 장중 15만500원으로 당시 최고가를 기록했고, 종가 기준으로는 같은 날 14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2024년 2월 15일 시초가 기준 15만1300원을 기록해 약 3년 1개월 만에 이전 고점을 넘어섰다.
목표가는 낮췄지만…“펀더멘털 훼손은 제한적”
이날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가 하향 보고서도 나왔다. 미래에셋증권은 55만원, 420만원이었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각각 37만원과 280만원으로 33%씩 낮췄다. 다만 메모리 업황과 실적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보고 ‘매수(Buy)’ 의견을 유지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 배경으로 “낸드 계약가격 하향 전망에 따른 주가 조정이 일단락됐다고 판단했지만 중국의 노광기 국산화 이슈가 이어졌다”며 “후자의 경우 2028년까지 실적 추정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판단 하에 목표배수만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기초체력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반도체 업계 전반의 주가가 함께 내려오면서 목표주가를 매기는 비교 기준 자체를 내렸다는 의미다. 그러면서도 “동사의 메모리 ASP는 내년에도 상승할 전망이지만 상승폭이 올해보다는 완화될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고도 짚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고점 대비 50%가 넘는 급락에도 펀더멘털 훼손이 추정되지 않는다”며 “배당수익률이 급격히 커진 현 주가 수준에서는 비중확대가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최근 ADR 발행과 키옥시아 투자금 회수를 통해 확보한 현금 등을 고려하면 2027년 말 순현금은 420조원 규모로 추정돼 동사가 목표로 한 안정적 현금 보유액인 100조원 대비 300조원의 여력이 생길 예정”이라며 “이익 체력과 재무안정성을 고려하면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한 면이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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