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이 논란이다. 세운4구역은 종묘 맞은 편에 있는 재개발 구역이다. 낡은 상가와 건물이 밀집해 있어 개발이 시급한 곳이다.
필자는 10년 전 취재 차 세운상가에 올라가 본 적이 있다. 그곳에서 내려다본 상가 주변 동네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게 서울 한복판에 있는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더러웠다. 하수시설도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시장과 상가 사이로 오수가 흘렀고 건물은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낡았다. 이곳이 세운구역이다. 그후 차례로 개발이 진행됐고 그 중 하나가 세운4구역이다.
이곳은 22년 전인 200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이 됐지만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이곳이 조선시대 한양도성 안쪽에 위치한 곳이라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예전부터 4대문 안은 개발이 어려웠다. 땅만 파면 문화재가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운4구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종묘와 가까이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에 최고 145m 높이의 고층 건물을 지으면 종묘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사업 지연으로 누적된 채무는 8000억원에 이르고, 매월 발생하는 금융비용은 2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은 국가유산청과 정부를 상대로 25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문화재 보존은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의 유물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것만이 지고지순의 진리로 보긴 어렵다.
예전에 이탈리아를 방문한 적이 있다. 시내를 다니는데 길이 너무 좁아서 불편했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땅만 파면 유물이 나와서 개발하지 않고 그냥 불편을 감수하고 살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줬다. 올 여름 전 세계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 프랑스에서 에어컨이 없어서 시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니 프랑스에 에어컨이 없다니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유는 단순했다. 파리에는 장식이 있는 석조 외벽과 발코니를 갖춘 건물이 많은데 에어컨 실외기를 외벽에 달면 건물 외관이 달라지기 때문에 허가를 받아야 해서 아예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문화재 보존과 개발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어선 안된다. 문화재 보존은 무시하고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져서도 안 되지만 문화재 보존을 이유로 개발을 막아서도 안된다. 그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세운4구역도 그 지역에서 문화재가 발굴되자 일부 유적을 옮겨 보존하고 전시공간을 조성하겠다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종묘 경관 조망과 관련해서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경관 조망을 해치지 않는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국가유산청은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 지금처럼 고집을 부린다는 인식을 주게 되면 유산청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목잡기 위해 몽니를 부린다는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다. 도시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품는 공간이어야 한다.
![종묘와 세운4구역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10/PS26102201253.jpg)


![“다이소엔 없죠?” 1만원 에어프라이어 꺼낸 이마트…초저가 '빈틈' 찔렀다[르포]](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10/PS26102201074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