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추진잠수함 길 열렸지만…건조 장소·재협정 등 난제 수두룩

김기덕 기자I 2025.11.11 15:07:04

트럼프, 농축 우라늄 승인했지만
원자력재협정·IAEA 등 관문 남아
건조 장소 두고 양국 이견 ‘팽팽’
"최소 10년 걸려…정권 교체시 변수"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오션 필리조선소.(사진=AFP)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추진이 가능해졌지만 아직 추가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정부가 잠수함 건조 장소를 두고 큰 이견을 보이고 있는데다 전문 인력과 추가 비용 투입, 정치적 재협의 등을 감안하면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핵추진잠수함은 현 정권 교체 이후에도 장기간에 걸쳐 수행돼야 할 사업이기 때문에 당장 수주 가능성이 높은 해외 프로젝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1일 정치권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장소에 대한 한국 정부는 국내 조선소 건조를, 미국 측에선 펜실베이니아주 내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인 필리조선소 건조를 주장하며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지난 30일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며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우리 정부는 미국 측이 승인해 핵추진잠수함 연료인 농축 우라늄 확보하게 됐지만, 이를 국내 조선소에서 짓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런 의견 대립으로 한미 관세 협상 결과를 문서화한 팩트시트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사진=한화오션.)
정치권에선 ‘트윈 생산 체제’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미국 조선소에서 한국기업이 참여해 미국형 대형 원자력잠수함을 건조하고, 상대적으로 소형인 한국형 원자력잠수함은 국내 조선소에서 짓는 방식이다. 실제 미국은 주로 1만~2만톤(t)급 대형 원잠을 운용하지만 한국은 한반도 영해 내 방어를 목적으로 6000t급 원자력잠수함을 염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현지시간) 한미 조선업 협력의 상징인 필리조선소를 방문했던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 내 조선소에서 한국 기업이 참여한 미국형 잠수함을 건조하고, 한국 조선소에서는 기술 제휴를 통해 한국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트윈 생산체제를 마련한다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필리조선소에는 원재로 탑재를 위한 전용 설비와 방사선 차폐 구조물 등 인프라뿐만 아니라 전문인력도 부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잠수함 건조 장소 확정과 이에 따른 인력 파견 및 기술적 제휴 방안, 추가 비용 투입 등이 핵심 쟁점 사항으로 거론된다.

최종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관문은 정치적 이슈다. 당장 한미 간 원자력 재협정이나 별도 부속 협정 체결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미 의회의 승인, 핵확산금지조약(NPT) 조약에 가입한 한국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특별 합의 등이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핵추진잠수함은 여러 선결 조건이 충족됐다고 해도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사업이기 때문에 한미 정권 교체시기에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며 “한미 마스가 프로젝트 관련해 상선·함정 수주 사업에 집중함과 동시에 당장 윤곽이 드러날 수 있는 캐나다·폴란드 등 해외 글로벌 잠수함 프로젝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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