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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내년 블록체인 예산 300억원 안돼…제도화 전 되레 감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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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I 2026.09.16 18: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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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사업 내년 예산 295억원
클러스터·활용기반 예산 대폭 축소
AI·블록체인 핵심기술 61억원 확대
디지털자산 인프라 신규 20억원 투입

[이데일리 서민지 기자] 정부의 내년도 블록체인·디지털자산 관련 예산이 여전히 300억원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융합 기반 고신뢰 핵심기술 개발과 디지털자산 인프라 투자가 확대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디지털자산기본법·블록체인기본법 등 제도화 움직임에 발맞춰 산업 성장의 마중물이 될 정부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사업설명자료’에 따르면 블록체인·디지털자산 관련 주요 6개 사업의 내년도 예산은 총 295억3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298억9700만원보다 3억5800만원(1.2%) 감소한 규모다.

(자료=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자료=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해마다 국정감사에서 블록체인 산업 진흥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정부 지원 예산은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과기정통부 자료를 기준으로 관련 지원 사업 예산은 2022년 533억1500만원에서 2023년 571억2500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518억9300만원, 2025년 298억9700만원으로 줄었다.

다만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재원의 무게중심을 AI 융합과 디지털자산 핵심 인프라 연구개발(R&D)로 옮기는 흐름이 뚜렷하다.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사업은 ‘블록체인 특화 클러스터 조성’이다. 올해 65억6000만원에서 내년 30억원으로 35억6000만원(54.3%) 감소한다.

부산의 항만·제조 등 지역 특화산업과 블록체인을 결합하는 ‘특화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사업기간이 지난 2024~2026년으로 종료되면서 올해 40억6000만원에서 내년 전액 순감된다. 대신 블록체인과 AI 기술을 결합한 시민 체감형 서비스를 지원하는 ‘융복합 타운 조성’ 예산은 25억원에서 30억원으로 늘어난다.

기업 지원과 서비스 확산을 담당해온 ‘블록체인활용기반조성’ 예산도 올해 84억9100만원에서 내년 72억1700만원으로 12억7400만원(15.0%) 줄었다. 이 사업은 공공·금융·비금융 분야의 블록체인 서비스 발굴을 비롯해 제품·서비스 신뢰성 검증, 기업 성장과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한다.

올해 신설된 ‘디지털자산 혁신을 위한 블록체인 산업육성 기반 강화’ 사업도 26억원에서 22억1000만원으로 3억9000만원(15.0%) 삭감됐다. 내년에는 디지털지갑 안정성·호환성 검증체계 마련에 2억1000만원, 블록체인 위협정보 수집·공유체계 구축에 4억원, 보안 내재화 지원에 5억원, 블록체인 핵심인재 양성 등에 예산이 투입된다.

반면 핵심 기술 R&D에는 재원이 집중됐다. ‘AI·블록체인 융합 기반 자율형 고신뢰 핵심기술 개발’ 예산은 올해 32억4600만원에서 내년 61억1200만원으로 28억6600만원(88.3%) 증가한다.

정부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AI 데이터와 모델의 투명성·신뢰성을 높이고, 반대로 AI를 활용해 블록체인의 성능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데이터 for ALL’, ‘블록체인 for AI’, ‘AI for 블록체인’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내년에는 ‘차세대 디지털자산 인프라 핵심기술 개발’ 사업도 새로 시작된다. 정부는 20억원을 투입해 고성능 소버린 블록체인 인프라와 대규모 실증, 디지털자산 상호운용성·지갑 인프라·신보안 기술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예금토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 서로 다른 디지털자산을 블록체인과 기존 금융망 사이에서 안전하게 연계하고 여러 자산을 하나의 지갑에서 관리할 수 있는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향후 스테이블코인·예금토큰과 AI 에이전트 간 자율결제(A2A) 확산에 대비해 민간과 공공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디지털자산 신뢰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블록체인-AI·데이터 국가 혁신선도’ 사업에는 올해와 같은 90억원이 편성됐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156억5000만원을 요구했지만 최종 조정안은 올해 수준으로 유지됐다. 내년에는 다부처·다기관 협력을 통해 국민 체감형 블록체인·AI·데이터 서비스를 만드는 혁신선도 프로젝트에 80억원, 블록체인 데이터를 AI가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능형 블록체인 서비스화 사업에 1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우영 의원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우영 의원실)
박용범 블록체인학회장(단국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신뢰 인프라와 에이전트 AI 시대에 대비하려는 방향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대부분 계속과제여서 예산이 크게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경쟁력을 갖춘 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특히 “법·제도 정비가 본격화하기도 전에 클러스터 등 일부 예산을 줄인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실제 응용 서비스는 금융권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정부 지원은 국내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가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드는 데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우영 의원은 “AI와 블록체인 기술이 융합되고 차세대 디지털자산 투자 요구가 커지는데도 전체 블록체인·디지털자산 지원 예산이 오히려 줄어든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도 확인했듯 이제 블록체인은 단순한 가상자산을 넘어 AI 시대의 데이터·거래·결제를 뒷받침하는 신뢰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 관련 기술개발뿐 아니라 실증·사업화·기업 성장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생태계 지원이 함께 가야 한다”며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산업 현장의 수요와 국제 경쟁력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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