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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구단주들 32년 만에 '연봉 상한' 카드 꺼내…2027시즌 멈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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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6.02 17:06:44

사무국, 연봉 상한 2억 4530만달러 공식 제안
"빈부격차 해소" vs "구단가치 띄우기" 충돌
1994년 월드시리즈 취소 악몽 재연 우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주들이 32년 만에 처음으로 선수 연봉 총액에 상한을 두는 ‘샐러리캡’ 도입을 공식 제안했다. 노사 간 격돌이 불가피해지면서 2027시즌이 통째로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MLB 사무국이 최근 선수노조(MLBPA)에 샐러리캡 구상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미식축구(NFL)·농구(NBA)·아이스하키(NHL) 등 다른 프로 종목과 달리, MLB는 그동안 샐러리캡을 도입하지 못했다.

1994년 마지막으로 도입을 시도했다가 232일간의 선수 파업과 같은 해 월드시리즈 취소라는 후폭풍을 겪은 탓이다. 이듬해인 1995년 봄 파업이 끝난 이후 MLB에서 노사 분쟁으로 경기가 취소된 적은 없다.

현행 단체협약은 올해 월드시리즈가 끝나고 약 한 달 뒤 만료된다. 구단주들이 직장폐쇄(록아웃)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30년 가까이 경기가 한 번도 중단되지 않았던 기록이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무국이 샐러리캡을 꺼내 든 명분은 빈부 격차다. 3연패를 노리는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사치세 기준 연봉 총액은 약 4억 2000만달러(약 6357억원)에 달하는 반면, 마이애미 말린스는 8000만달러(약 1211억원) 남짓에 그친다.

MLB 중계권 시장에서 하위권에 속하는 구단 중 우승팀은 201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마지막이었다. 같은 기간 NFL·NBA·NHL에서는 15개 ‘스몰마켓’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과 대비된다.

사무국은 연봉 총액 상한을 2억 4530만달러(약 3713억원)로 제시했다. 이 경우 다저스와 뉴욕 메츠·양키스 등 8개 구단이 총 5억 7800만달러(약 8748억원)를 줄여야 한다. 동시에 1억7120만달러(약 2591억원)의 하한선도 두기로 했는데, 이를 맞추려면 12개 구단이 총 6억 1700만달러(약 9337억원)를 더 써야 한다. 사무국은 전체 수익을 선수와 구단주가 50대 50으로 나누는 방안도 함께 내놨다.

선수노조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다른 종목 노조가 샐러리캡을 받아들인 것과 달리, MLBPA는 수십년간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브루스 마이어 노조 사무총장 대행은 “우리 노조는 한 번도 무너진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못박았다.

노조는 구단주들의 진짜 속내가 전력 균형이 아니라 구단 가치 끌어올리기에 있다고 본다. 적은 예산으로도 밀워키 브루어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탬파베이 레이스 같은 팀이 선전하는 반면, 큰 시장의 메츠와 LA 에인절스는 부진하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마이어 대행은 “지금 어떤 존립의 위기가 있다는 전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문제는 돈을 써서 더 나은 팀을 만들려는 구단이 아니라, 그러지 않는 구단”이라고 꼬집었다.

사무국이 구상을 밝히기 하루 전 노조는 현행 체제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는 자체 제안을 내놨다. 양측의 입장차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으로, MLB가 노사 충돌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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