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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정의 핵심은 ‘계리가정보고서’ 도입이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앞으로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얼마나 될지 예상하고 그에 맞춰 돈을 쌓아둬야 한다. 이때 보험 가입자가 얼마나 오래 살지, 질병이나 사고가 얼마나 자주 발생할지, 보험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등을 추정한다. 이런 계산에 사용하는 예상치를 ‘계리가정’이라고 한다.
문제는 보험사가 어떤 가정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지급해야 할 보험금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보험금 청구가 적을 것으로 예상하면 준비해야 할 돈도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보험금 지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 더 많은 돈을 쌓아야 한다. 결국 같은 보험계약을 가지고 있어도 계산에 적용한 가정에 따라 회사의 재무상태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금융위는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보험사들이 매년 계리가정보고서를 작성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도록 했다. 보고서에는 각종 예상치를 계산한 근거와 방법, 전년 대비 변경사항, 검증 결과 등이 담긴다. 금융당국은 이를 활용해 보험사별 계산 방식에 큰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찾아낼 계획이다.
보험사가 계산에 사용하는 가정을 임의로 바꾸지 못하도록 내부 관리 절차도 강화한다. 보험사는 계리가정을 산출하거나 변경할 때 지켜야 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연중 가정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변경 이유와 회사 재무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이사회 산하 위험관리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다만 법령 개정에 따른 변경이나 재무적 영향이 작은 경우에는 보고를 생략할 수 있다.
금리 변동에 따른 보험사의 위험을 평가하는 기준도 새로 마련된다. 금융위는 2028년부터 ‘듀레이션 갭’을 보험사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듀레이션 갭은 금리가 움직일 때 보험사가 가진 자산과 앞으로 지급해야 할 보험금 등 부채의 가치가 얼마나 다르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보험사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하는 동시에 수십 년 뒤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금리 변화에 따라 자산과 부채의 가치가 서로 다른 폭으로 움직이면 재무상태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이러한 위험을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 평가할 방침이다.
보험상품을 대신 판매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에 대한 관리책임도 강화된다. 보험사가 대리점에 판매를 맡겼더라도 불완전판매나 과도한 영업 경쟁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 관리했는지를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한다.
실손보험 관련 규제도 일부 정비한다. 기존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5세대로 갈아타면 3년간 새 보험료의 50%를 할인받는 계약전환 제도가 시행되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금융위는 관련 상품에 한해 실손보험을 다른 보험과 별도로 설계해야 한다는 의무의 예외를 인정해 기존 보험계약에 특약 형태로 붙일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보험사의 비상위험준비금 적립액 산출 방식을 정비하고, 2027년부터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8)에 맞춰 재무제표 표시 기준도 변경한다.
개정안은 원칙적으로 고시한 날부터 시행된다. 계리가정보고서는 2026회계연도 결산분부터 제출해야 한다. 계리가정 변경에 대한 내부통제와 보험대리점 관리 평가 등은 내년 1월부터, 듀레이션 갭 평가는 2028년 1월부터 시행된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제도 시행 이후 보험사들이 새로운 기준을 제대로 지키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