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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취재 결과 이 원장은 마감 1시간 전인 오후 4시에 행장 후보 신청서를 제출했다. 보통 마지막 날에 후보등록이 몰리긴 하지만, 주로 수협은행 내부 고위직이 분위기를 살피다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외부인사인 이 원장의 막판 후보등록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수협은행과 수협중앙회도 깜짝 놀란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원장은 당초 금융감독원 차기 수석부원장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이다. 오는 11월이면 FIU 원장직을 만 1년 채우기 때문에 자리를 옮길 것이란 예상이었고, 금융위 출신인 이세훈 현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오는 12월 말 임기를 마치면 이 원장이 수석부원장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란 전망이었다. 이 원장은 금융위 금융산업국장, 금융정책국장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 FIU 원장으로 취임한 ‘금융통’이기 때문에 금감원에서도 수석부원장으로 내정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 만큼 이 원장의 행보는 금융위 내부에서도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현직’ FIU 원장이 은행장 자리를 도전한 건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재직 중이어도 은행장 후보 등록은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지만, 통상 퇴직 후 5대 금융지주나 유관기관 자리를 알아보기 때문에 여러모로 놀랍다는 반응이다. 은행연합회장까지 지냈던 김광수 현 법무법인 율촌 고문은 2011년 FIU 원장에서 내려온 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부임했다. 박정훈 전 FIU 원장은 퇴직 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 이윤수 FIU 전 원장은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으로 취임했다.
수협은행은 행장 후보 전원을 면접 대상자로 올린 전력이 있어 이 원장도 면접 대상자가 될 가능성은 있다. 오는 9일 면접 대상자가 결정되고, 21일 면접 후 최종 후보가 추려지면 이 원장의 수협은행장 도전 결과도 동시에 나오게 된다. 최대 경쟁자로는 신학기 현 수협은행장이 거론된다. 신 행장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는 성과를 인정받아 사상 첫 수협은행장 연임을 도전했다.
이처럼 강력한 경쟁 상대가 있음에도 이 원장이 막판 도전에 나설 수 있었던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관측이다. 청와대와의 교감설이 우선 거론된다. 취업제한기관인 은행장 자리에 현직 고위관료가 사표도 내지 않은 채 도전장을 낸 건 특정 지시없이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유력했던 금감원 수석부원장에 다른 인물이 내정됐기 때문에 이 원장이 방향을 틀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금융당국 고위직 출신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전에 오간 이야기 없이 무작정 후보등록을 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수협은행이 2016년 별도 법인으로 출범한 이후로는 이원태 초대 행장(예보 부사장 출신)이 유일한 관 출신 사례였다. 이번에 이 원장이 수협은행장으로 발탁되면 9년 만에 관 출신 인사가 행장이 된다.
갈 길은 멀다. 5인으로 구성된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에서 4인 이상 동의를 받아 최종 후보가 된 후, 인사혁신처의 취업심사를 거쳐야 수협은행장으로 취임할 수 있다. 행추위에서 정부측 추천 사외이사 3명 외 중앙회 추천 인사 2명 중 최소 1명의 표를 추가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이 원장은 최종 후보로 뽑힌 후 FIU 원장직에서 내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장의 수협은행장 후보등록 소식으로 금융당국의 고위직 인사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상했던 인사 구도가 있었는데 완전히 틀어질 수도 있겠다”면서 “고위직 전원 물갈이가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