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의견수렴을 담당하던 자문위원장마저 강경파를 저격하며 전격 사퇴하면서, 대통령·법무장관·법조계·국민 여론이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데 당 강경파만 홀로 폐지를 고수하는 구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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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검찰이든 노동·경제·언론 개혁이든 “개혁으로 인한 상처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정부안 전면 수정을 요구하는 여당 강경파를 향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정 장관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의 주장을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자의 억울함은 남지 않고 죄는 잠 못 들도록 정교하게 제도를 설계해 나가는 일도 중요하다”며 강경파의 정부안 수정 요구에 정면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아온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같은 날 전격 사퇴하며 강경파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박 교수는 “충분한 숙의와 균형 잡힌 토론보다는 감정적 접근이 앞서는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개혁’이라는 이름만으로 형사사법 체계가 급격히 개편된다면 그 부담과 위험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검찰개혁의 핵심 의견수렴 창구 역할을 맡았던 인사가 보완수사권 유지를 사실상 촉구하며 자리를 떠난 것이다.
국무조정실 검찰개혁추진단이 전국 18세 이상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보완수사권 유지 의견이 우세했다. 공소청 검사가 직접적으로 또는 제한적으로 보완수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응답이 45.4%로, 보완수사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응답(34.2%)보다 11.2%포인트 높았다.
특히 보수층(찬성 48.5% vs 반대 31.6%)은 물론 중도층(45.5% vs 30.8%)에서도 유지 의견이 앞섰다. 반대가 찬성을 웃돈 것은 진보층(반대 45.0% vs 찬성 42.2%)뿐이었으나 이마저 오차범위 안이었다. 전문가와 형사사법 분야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에서도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법조계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가 오히려 수사·기소 분리의 취지를 무너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진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는 최근 “보완수사권까지 기소권자에게 인정하지 않는 ‘완전 분리’는 형사절차의 정상적 작동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며 “검사가 경찰 유죄 의견의 정박효과를 극복할 수 없게 제도가 구축된다면 수사와 기소가 형식적으로 분리될 뿐 실질적으로는 수사권자의 뜻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수사와 기소가 융합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사·기소를 분리하려다 오히려 실질적으로 통합되는 역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피해자 보호 측면의 우려도 제기했다. 홍 교수는 “보완수사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사건 초기 어떤 수사관을 만나느냐에 따라 사건이 좌우되는 ‘복불복’ 피해자가 양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의원총회를 통해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하지 않고 보완수사 요구권만 주는 방향으로 의견을 집약했다. 검사 88.5%가 중수청 이전 의향이 없다고 밝힌 여론조사 결과와 맞물려 개혁의 실효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오는 11일 대한변협과 공청회를 열어 중수청·공소청 조직 구성 및 인력 설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출범을 앞두고 보완수사권 존폐를 둘러싼 당정 갈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