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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발전은 닭고기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20세기 들어 냉장·냉동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산지와 소비지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닭고기를 유통할 수 있게 됐고, 철도와 도로, 항만 등 물류망의 확충은 시장을 국경 밖으로 넓혔다. 육계 품종개량과 사료 기술 발전으로 생산효율이 높아진 것도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슈퍼마켓과 대형 외식업체가 균일한 품질의 원료를 대량으로 요구하면서 닭고기는 표준화하기 쉬운 산업 원료로 자리 잡았다.
닭의 강점은 문화적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도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달리 종교적 금기가 상대적으로 적어 세계 각지에서 소비된다. 중국에서는 닭고기 덮밥으로, 중동에서는 샤와르마로, 영국에서는 페리페리 치킨으로, 인도에서는 비리야니로 변신한다. 같은 닭이 각 지역의 식문화에 맞춰 다른 상품으로 만들어지면서 글로벌 소비시장을 넓혀왔다.
국제무역은 이 같은 ‘치킨 경제’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었다. 닭고기는 부위별로 수요가 달라 생산국과 소비국 사이에서 다양한 거래가 가능하다. 닭가슴살은 단백질과 건강식 수요가 높은 시장으로, 다리와 날개는 외식·프라이드치킨 시장으로 이동한다. 서구에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닭발이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갖는 것도 대표적이다.
한국은 이런 변화가 가장 선명하게 나타나는 시장 가운데 하나다. 이른바 ‘치킨공화국’인 한국에서 닭은 식재료에 머물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치킨과 배달 플랫폼을 중심으로 양계농가, 사료업체, 가공업체, 식용유·포장재 업체, 물류업체, 자영업자까지 연결하는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형성했다. 여기에 편의점 간편식과 냉동식품, 닭가슴살 등 건강식 시장까지 더해지면서 닭고기의 소비 영역은 계속 넓어지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닭고기 생산량은 약 92만톤, 소비량은 108만5000톤으로 추정된다. 한국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닭은 프랜차이즈 산업, 양계산업, 사료업체, 식용류·포장재 산업(치킨), 배달플랫폼, 자영업자 등을 잇는 거대한 공급망을 만들어 냈다”며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식재료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식 치킨이 존재감을 더 나타낼 것이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닭고기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국제가금류협회(IPC)가 가금류 산업을 글로벌 산업으로 규정할 정도로 생산과 소비의 국경이 허물어졌다. 2024년 브라질의 닭고기 수출량은 약 488만톤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고, 아시아는 주요 수입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닭고기의 대량생산이 가져온 비용도 만만치 않다. 공장식 양계는 낮은 가격과 안정적인 공급을 가능하게 했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 악취, 분뇨와 수질오염, 동물복지, 사료 수급 등의 문제를 낳았다. 특히 대규모 농장과 도축·가공시설, 물류센터가 들어설 때 지역 주민의 반발이 커지는 등 사회적 갈등도 나타난다. 그럼에도 닭고기의 성장세가 당장 꺾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글렌 톤서 미국 캔자스주립대 교수(농업경제학자)는 “아직 닭의 수요는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260139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