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우리, 사외이사 평가제도·의사록 작성 관련 지적받아
의사결정 과정 뒤늦게 공개해 주주 알권리·견제 저하
이사회 CEO 견제 실종…내부통제 개선요구 제로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금융감독원이 이달 말 상장사 주주총회 시즌 전에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방안’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들이 수년 전부터 이사회 의사록, 사외이사 평가제도와 관련해 지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사회 구성부터 회의록 작성, 임직원 장기성과 지표에 대한 개선요구가 반복적으로 있었던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이사회의 주주 이익 대변, 최고경영자(CEO) 견제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주 이사회에서 CEO에게 내부통제 취약점 개선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견제 역할은 사실상 실종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월 12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내은행 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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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각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BNK·iM·JB)의 최근 2년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신한·하나·우리금융은 금융감독원 정기검사 결과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는 요구를 수차례 받아왔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2024년 10월부터 12월까지 각각 실시된 금융감독원 검사를 통해 총 5개의 지배구조 미비점을 개선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우리금융은 △이사회의 집합적 전문성·다양성 강화 △사외이사의 지주·은행 겸직구조 해소 △과점주주와의 이해상충 방지 관련 내부통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금감원 의견을 통보받았다. 지난해 3월에는 이사회 의사록 작성 및 안건공유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금감원 지적이 있었다. 이는 이찬진 금감원장이 언급한 “속기록 수준의 이사회 의사록 작성·공시”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금감원이 2021년 이전부터 강조해온 사안이다. 금감원은 상법 개정의 취지에 맞게 주주들이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을 신속·투명하게 공유받고 주주총회 등을 통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23년 정기검사에서 사외이사 평가제도, 이사회 의사록 작성 절차 등을 개선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2025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금감원은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평가시 평가결과의 변별력을 높일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의사록 작성 기한을 내규에 명시하는 등 평가제도 및 운영의 체계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자회사 CEO 후보를 검증할 때 금융당국의 징계사항과 그 원인에 대해서도 심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원 성과지표를 두고는 “장기적 측면에서 건전성 제고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장기성과 지표 내 건전성 비중을 지금보다 올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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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또한 2023년 금감원 정기검사 결과 △그룹 위험관리위원회 사외이사 전문성 강화 △경영진 성과보수 환수체계 개선 △사외이사 평가제도·임기정책 개선 △CEO 승계절차의 투명성·공공성·절차적 정당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금감원 조치요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칼날을 겨눴던 BNK, JB금융과 올해 말 CEO 승계절차를 앞둔 KB금융지주의 경우 최근 2년간 지배구조 관련 금감원의 조치 요구사항이 없었다고 공시했다.
문제는 사외이사의 CEO 견제,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한 금감원의 모범관행이 나온 후에도 금융지주 이사회의 견제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8대 금융지주의 최근 2년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가 경영진에 내부통제 개선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내역은 모두 ‘해당 없음’이라고 쓰여 있다. 신한금융만 경영진 내부통제에 대해이사회가 언제, 어떤 내용을 점검했는지 활동내역을 명시했다.
각 금융지주 이사회가 내부통제 취약점에 책임이 있는 임·직원에 대해 징계조치를 요구한 내역 또한 ‘해당 없음’으로 나와 있어 적극적인 내부통제 점검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찬진 원장은 지난 1월 “주주 이익에 충실할 수 있는 사람이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CEO와 똑같은 생각을 가지면 이사회가 천편일률적으로 하고 견제기능을 하기 어렵다”며 이사회의 CEO 견제 강화를 주문했다.
금융당국은 CEO 연임시 주총 특별결의, 사외이사 임기 3년 단임제 도입 등을 담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이달 중 발표하고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등 관련 법률 개정에 나설 예정이다. 대통령실과 금융당국은 강제력이 없는 모범관행의 특성상 규제 효과가 미약하다고 보고 필요한 내용은 법률에 못박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