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후 5시 기준 엔화는 달러당 159.45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3거래일 연속 엔화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엔저를 저지하기 위한 미·일 공동 개입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닛케이는 일단 이번 엔저가 투기 세력에 의해 유발된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일본 정부가 엔저를 막기 위해 주목한 것은 헤지펀드 등 투기 세력이었다. 하지만 미즈호은행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를 토대로 산출한 투기 세력의 엔화 매도 포지션을 보면 이달 18일 기준 약 40억 달러에 그쳤다. 엔화 매수 공조 개입 직전 120억 달러를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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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중동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4월 이후 수입물가 상승률이 수출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30%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수입물가가 오르면 수입대금을 결제하기 위해 달러 수요가 커지고 엔화 매도세는 강해진다.
수출물가와 수입물가 상승률의 역전은 과거에도 발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자원 가격이 급등하면서 2022년에는 수입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50%에 육박했다. 당시에도 수입물가가 급등하면서 실수요에 따른 엔화 매도가 한꺼번에 강해졌다. 2022년 8월 130엔대에서 움직이던 달러·엔 환율은 같은 해 10월 하순 150엔 선을 돌파했다.
현재 수입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0% 안팎으로 4년 전만큼 심각한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실수요에 따른 엔화 매도세는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사키 도루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 분석가는 “이란 정세로 인한 수입물가 급등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러한 조짐은 총무성이 21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원유와 나프타 가격 상승이 식품과 내구소비재 등으로 전가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시장에서는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엔저가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서서히 강해졌다.
이번 엔저는 경제 구조와 국제 정세에 따른 것으로 정부의 시장 개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투기 세력이 환율 움직임을 주도한다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엔화 매수에 나서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기업들의 무역 결제와 같은 실수요가 엔화 매도의 중심이라면 개입 효과가 제한적이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도 엔저를 막을 카드로 거론되지만 시장은 이미 가을 추가 인상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일본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한 신호를 내놓지 않는다면 엔화 가치 상승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닛케이는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실수요가 주도하는 엔저라면 정부의 엔화 매수 개입만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며 “기업의 무역 거래에 따른 엔화 매도는 눈앞의 환율 수준에 좌우되지 않고 꾸준히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경제 구조 개혁이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것도 아닌 만큼 일본 정부는 쉽지 않은 과제를 떠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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