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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성장 끝"…40조 소각에도 불안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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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8.20 16: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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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40조 소각·삼성전자 100조 배당 임박
블룸버그 "AI 호황이 두 회사 곳간 채워"
JP모건 "181조 더 환원"·노무라 목표가 470만
이코노미스트 "코스피 40%를 두 종목이 좌우" 경고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20일 나란히 급등하며 해외 투자은행(IB)과 외신들도 주목했다. 두 회사가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AFP)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AFP)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12.73% 오른 169만 1000원, 삼성전자는 9.49% 오른 27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SK하이닉스가 14.7%, 삼성전자가 10.3%까지 뛰었다. 전날 코스피가 5.80% 급락하는 와중에 SK하이닉스가 9.75%, 삼성전자가 7.82% 떨어졌던 것에서 하루 만에 방향을 되돌렸다.

블룸버그통신은 인공지능(AI) 하드웨어 투자가 계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주가가 밀리자 두 회사가 사상 최대 주주환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곳간이 두둑해졌고, 투자자들은 그 돈이 자신들에게 돌아오기를 점점 더 강하게 요구해왔다는 것이다.

먼저 움직인 곳은 SK하이닉스다. 전날 장 마감 뒤 40조원어치 자사주를 사들여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최대 2400만주를 11월 중순까지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이다. 2025~2027년 쌓이는 잉여현금흐름을 ‘50% 이내’로 돌려주겠다던 기존 방침도 ‘50% 초과’로 바꿨다.

시장이 주목한 대목은 상한을 없앴다는 점이다. JP모건은 SK하이닉스가 이번 자사주 매입에 이어 내년까지 최소 1300억달러(약 181조원) 규모의 추가 환원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40조원은 2분기 말 순현금 69조 4000억원의 57.6%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6월 고점 대비 거의 절반으로 떨어진 상태로, 회사는 이를 실제 재무 상태와 동떨어진 하락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나스닥 상장으로 265억달러(약 36조 8000억원)를 조달한 지 몇 주 만에 나온 결정이기도 하다.

해외 투자은행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사이먼 콜스 바클레이즈 연구원은 19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이번 자사주 매입을 ‘강력한 신호’로 평가하며 현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가총액의 약 15%를 돌려주면서도 SK하이닉스가 앞으로 수년간 생산능력을 늘리고 새 기회에도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주주환원 확대가 설비투자 축소와 맞물리곤 하는 것과 달리 양쪽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노무라도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470만원을 유지했다. 전날 종가 대비 213% 오를 여지가 있다는 계산이다. 노무라는 SK하이닉스가 올해와 내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각각 3.8배, 2.8배에 거래되고 있다며 “심각하게 저평가됐다”고 진단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AFP)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AFP)
삼성전자도 100조원이 넘는 주주환원안을 곧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재원으로 삼고 현금배당을 중심에 두는 방안으로, 이달 이사회를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박순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밝힌 내용을 대신 제시했다. 박 CFO는 당시 “주주가치 극대화와 미래 성장을 위한 재투자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찾는 방안을 조만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데이비드 페더스턴호 비스타셰어스 투자전략가는 SK하이닉스의 발표를 오히려 반도체주 매도를 부른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한쪽에서는 자사주 매입을 그 회사가 투자를 충분히 하지 않고 있으며 성장이 끝났다는 증거로 본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가 투자 여력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짚은 것과 정면으로 엇갈리는 대목이다.

실제로 1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는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밀렸다. 다만 대니얼 오리건 미즈호 애널리스트는 “기초 여건이 다시 짜였다기보다 쌓아둔 포지션을 정리한 데 가깝다”며 AI 관련 지출과 데이터센터 수요는 대체로 온전하다고 평가했다.

두 회사의 움직임에 한국 증시 전체가 출렁이는 구조이기도 하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8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합산 비중이 지난 6월 한때 40%를 넘어섰다며 “코스피는 두 회사를 포함한 13개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담은 지수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두 회사가 같은 반도체 경기를 타는 탓에 지난 5~7월 코스피 변동성은 지난해 평균의 네 배로 뛰었다.

블룸버그는 이번 주주환원이 AI 수요를 잡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주가를 떠받칠 재무 여력이 있다는 두 회사의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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