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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탈은 이달 말까지 에코마케팅(230360)에 대한 3차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앞서 지난 1·2차 공개매수에서 의결권 지분 약 91%를 확보했지만, 자진 상폐 요건인 95%를 충족하지 못 하면서다. EQT파트너스도 오는 24일까지 더존비즈온(012510)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추후 상폐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수년 전만 해도 사모펀드의 상장사 지분 공개매수 후 상폐 난이도는 낮은 편이었다. 루트로닉, 제이시스메디칼, 비즈니스온 등의 상장사는 모두 사모펀드 품에 안긴 뒤 공개매수 절차를 거쳐 최종 상장폐지됐다. 상장사는 복잡한 공시 요건과 까다로운 규제에 노출되기 때문에 사모펀드에 인수된 뒤 상폐로 이어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영리한' MBK…커넥트웨이브가 남긴 과제
일부 사모펀드는 자진 상폐 요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공개매수 성적에도 최종 상폐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MBK파트너스의 커넥트웨이브(옛 다나와·코리아센터 합병법인)가 대표적이다. 당시 MBK는 두 차례의 공개매수를 진행했지만, 최종 참여율이 80%대에 머물며 거래소가 권고하는 자진 상장폐지 지분 요건인 95%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때 MBK는 상법상 ‘현금교부형 포괄적 주식교환’ 카드를 꺼냈다. 상법상 주주총회 특별결의(출석 주주 3분의 2 찬성)만 통과하면 반대 주주의 의사와 상관없이 현금을 주고 주식을 강제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특히 커넥트웨이브가 보유한 대규모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대주주의 의결권 방어에 활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소액주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국내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당시 커넥트웨이브 방식은 법적 허점을 파고든 영리한 전략이라는 평가와 소수 주주 가치 보호에 대한 논란을 동시에 받았다”며 “하지만 현재는 당국의 감시와 주주들의 행동주의가 강화되면서 이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평판 리스크가 됐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사모펀드들의 공개매수 성적표는 과거와 판이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한앤컴퍼니가 추진한 SK디앤디다. 한앤코는 두 차례에 걸쳐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자진 상폐를 노렸으나, 최종 지분율이 78% 선에 그치며 고배를 마셨다. 주당 매수가가 장부 가치(PBR) 대비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주주들의 반발을 넘지 못한 것이다.
95%의 역설…높아지는 엑시트 문턱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정공법을 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어펄마캐피탈은 최근 코넥스 상장사 나우코스의 공개매수에서 응모율 83.5%를 기록, 최종 지분 95.02%를 확보하며 상장폐지 청신호를 켰다. 3차 공개매수 중인 베인캐피탈은 시가 대비 50%에 달하는 고액의 할증률을 제시했다. 과거처럼 헐값에 뺏어오는 시대는 저물고, 주주가 납득할 만한 몸값을 지불해야만 엑시트의 문이 열리는 구조로 바뀐 셈이다.
문제는 사모펀드가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이다. EQT파트너스는 더존비즈온 인수에 1조3000억원을 썼지만, 추가적인 공개매수에 2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베인캐피탈 역시 에코마케팅 인수가(2166억원)보다 공개매수 투입 규모(2800억원)가 더 크다. 상폐를 위해 투입되는 자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가성비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인해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강화된 점도 변수다. 대주주에게만 유리한 가격으로 주식교환을 강행할 경우 이사진이 직접적인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보수적인 가격 책정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80% 지분만 있어도 상폐가 가능하다는 학습 효과가 있었지만, 이제는 95%를 채우지 못하면 딜 자체가 미궁에 빠질 수도 있다”며 “인수 금융 금리 부담에 상폐 비용까지 얹어지면서 상장사 바이아웃은 대형 사모펀드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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