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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값 2배 뛰었는데 물량은 제자리…수출 상한에 발 묶인 정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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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빈 기자I 2026.10.21 16: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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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유값 배럴당 178달러…1년 새 2배 급등
글로벌 공급 부족에도 수출량은 전년 수준 그쳐
정부, 내수 안정 위해 수출 상한·공급 의무 유지
업계 "내수 공급은 안정적…재고 수출 허용해야"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국제 경유 가격이 1년 새 두배 이상 치솟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정유업계는 수출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중동 전쟁과 러시아의 공급 차질로 수출 기회가 커졌지만, 정부의 수출 상한과 내수 공급 의무에 묶여 수출 물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어서다. 국내 공급에 차질이 없는 범위에서 수출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이날 국제 경유 가격은 배럴당 178.33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 가격(84.45달러)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경유 가격은 지난 3월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급등했다가 6월 휴전 합의 이후 하락했지만, 전쟁이 다시 격화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타격으로 공급 차질이 커진 데다 겨울철을 앞두고 유럽의 난방용 경유 수요까지 늘어날 수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수출 물량은 전혀 늘지 못했다. 지난 8월 국내 정유 4사의 경유 수출량은 191만8600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198만1800배럴) 수준에 그쳤다. 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에 따라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만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출액은 지난해 1억7045만달러에서 올해 2억9563만달러로 늘었다. 물량을 늘리지 못해도 국제 가격 상승으로 수출액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정유업계로서는 경유 수출의 기회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유 값이 고공행진하는 현 상황에 국내에서 사용되지 않고 남은 물량을 수출로 돌리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음에도 그대로 재고로 묵혀둬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급 여건을 고려하면 국내 정유업계의 아쉬움은 더 커진다. 지난 8월 세계 정제 투입량은 하루 8140만배럴로 전년 동기보다 약 4.9% 감소했다. 중동 산유국의 경유 순수출은 하루 39만배럴로 전쟁 전의 4분의 1 수준까지 줄었고, 러시아의 경유 수출도 사실상 중단 수준에 이르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경유 공급 부족을 원유 시장의 주요 문제로 지목했으며, 부족 현상이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국내 공급 안정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 경유 수급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국내 산업 활동과 서민 경제에 필수적인 경유의 안정적 공급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며 “현행 조치는 평상시 수준의 수출을 허용하면서도 국내 필수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공급 차질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수출 제한이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상호주의’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13일 발간한 보고서 ‘왜 경유만 난리인가’에서 경유 부족이 장기화하면 한국처럼 정제능력이 크고 수출 여력이 있는 국가를 상대로 국내에 물량을 묶어두지 말고 세계시장에 공급하라는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정유업계는 내수 공급에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재고 물량의 수출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유를 비롯한 석유제품의 국내 수급은 안정적”이라며 수출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걸프해역에 정박한 유조선.(사진=연합뉴스)
걸프해역에 정박한 유조선.(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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