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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전체 가계대출 규모를 약 1800조원으로 보고 기존 1.5% 목표에 따른 연간 증가 규모를 30조원 내외, 3% 적용 시 60조원 내외로 추산했다. 다만 60조원은 새로 공급되는 대출이나 현재 남아 있는 한도가 아니라 올해 전체 증가 허용 규모를 개략적으로 환산한 수치다. 1800조원에 증가율을 단순 적용하면 각각 27조원과 54조원으로, 기존 목표 대비 추가되는 연간 여력은 약 27조원이다. 올해 이미 늘어난 대출을 제외한 실제 잔여 한도는 금융위가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총량 목표를 상향한 것은 상반기 주택 거래와 신용대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은행권의 대출 여력이 조기에 소진됐기 때문이다. 5대 은행에서는 가계대출 증가액이 연간 목표를 넘어서거나 근접하면서 주담대 한도 축소와 모집인 접수 중단 등이 이어졌다. 일부 은행에서는 매일 제한된 물량만 선착순으로 접수해 대출 신청자가 새벽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전날 백브리핑에서 “전체적인 총량관리 수준이 두 배 정도 된다는 정부 정책 기조가 알려지면 금융권의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며 “오픈런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고 새벽부터 불편을 겪는 일도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대책 시행 이후 대출 창구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실수요자의 자금 애로가 이어지면 추가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이주비와 신축 입주단지의 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공급 관련 대출은 금융회사별 총량 목표 안에서 별도로 관리한다. 다만 이들 대출을 전체 3% 총량에서 제외하는 것은 아니다. 정책모기지를 비롯해 주담대·신용대출·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이 모두 3% 안에 포함된다.
윤덕기 금융위 거시금융팀장은 “3%를 추계할 때 잔금대출 등이 어느 정도 나갈지도 반영했다”며 “모든 대출이 3% 안에 들어가지만 그 안에서 어떻게 관리할지는 금융권과 협의해 구체적인 방식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비와 잔금대출 등에 각각 별도 한도를 둘지, 일반 주담대와 신용대출에 얼마씩 배분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회사별 한도가 일률적으로 두 배가 되는 것도 아니다. 금융당국은 각 금융회사의 상반기 취급 실적과 대출 포트폴리오, 지난해 목표 미준수에 따른 페널티 등을 반영해 수정 목표를 차등 배정할 계획이다. 이미 목표를 크게 초과했거나 기존 페널티를 적용받는 금융회사는 추가 여력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 금융위는 금융감독원 및 금융권과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관리 방식을 마련한다.
금융당국은 연초 목표를 정했을 때보다 시장 여건이 달라졌다는 입장이다. 4~5월 주택 거래량이 예상보다 늘어난 데다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 호조로 신용대출까지 빠르게 증가하면서 1.5%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실수요자의 불편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사무처장은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굉장히 다르다”며 “변화된 상황에 맞춰 총량 수준을 조정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초부터 이례적으로 낮은 목표를 부여해 금융회사들의 대출 문턱을 높인 뒤 실수요자 피해가 현실화하자 불과 수개월 만에 목표를 두 배로 바꿨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확대된 여력을 주담대와 실수요 대출에 배분할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되지 않아 금융위가 장담한 ‘오픈런 해소’가 현장에서 언제 체감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