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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브리짓은 길을 건너던 중 자율주행차에 치여 사망한다. 그녀의 뇌는 연구소로 이송돼 임상 실험에 사용되고 이후 50여 년 동안 인류는 눈부신 기술적 진보를 이룬다.
브리짓은 2074년 다른 몸으로 다시 깨어난다. 숨을 쉬지도, 음식을 먹지도, 잠조차 자지 않는 인공 신체 안에서 브리짓의 의식은 여전히 나이 들고 쇠락하는 인간의 감각과 기억으로 구성돼 있다. 브리짓은 자신에게 주어진 끝없는 삶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극단 칸딘스키 씨어터(Kandinsky Theatre Company)의 로런 무니(Lauren Mooney)와 제임스 예이트먼(James Yeatman)이 쓴 희곡이다.
이들은 리서치를 바탕으로 ‘브레인 업로딩’이라는 미래 기술에 주목하며 현재 초부유층이 만들어가고 있는 미래의 모습을 탐구했다. 두 극작가는 작품을 통해 죽음을 정복한 미래를 상상하고 진정한 인간과 삶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
‘모어 라이프’는 죽음 이후에 데이터로 무한한 삶을 살게 된 브리짓을 인간으로 볼 수 있는지, 더 나아가 여전히 브리짓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질문한다.
죽음 이전의 뇌를 데이터로 스캔해 되살아난 브리짓은 과거의 자신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실험을 주관한 빅터 박사는 브리짓이 그녀 자신임을 증명하기 위해 48년 전의 남편 해리를 소환한다.
브리짓과 해리는 각자의 기억을 통해 서로 연결되는 듯하지만, 기억은 ‘나’라는 조건의 일부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해리는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 사이에서 붕괴하고, 브리짓은 현재의 나를 점차 인지하며 또 다른 나로서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이번 한국 초연은 ‘젤리피쉬’로 2025년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한 민새롬(극단 청년단 대표)이 연출을 맡았다. 민새롬 연출가는 “죽음 이후의 삶을 상상하면서도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집요하게 되묻는 작품”이라며 “관객은 기술의 미래보다 ‘나’란 무엇인지, 존재는 무엇으로 유지되는지 무엇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지를 질문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