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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5년 내 SK하이닉스 캐파 2배로 확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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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I 2026.06.02 16:22:54

컴퓨텍스 하이닉스 부스 방문… "필요한 것 뭐든지 조달할 것"
"인프라 병목 극복할 것…메모리 부족, 2030년까지 지속 전망"
"단기 가격 폭등, AI 생태계 저해…글로벌 파트너십 확장 추진"

최태원 SK 회장이 2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전시장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공지유 기자)
[타이베이(대만)=이데일리 한광범 공지유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향후 5년 안에 SK하이닉스의 전체 반도체 생산 능력을 두 배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인프라 구축의 극심한 병목 현상 속에서도 필요한 자금을 무제한으로 조달해 웨이퍼 캐파를 두 배로 늘리고 전 세계 ‘AI 팩토리’ 인프라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회장은 2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센터에 열린 컴퓨텍스 2026 SK하이닉스 부스를 방문해 국내외 기자단과 만나 ‘생산 용량(Capacity)을 확장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 “전속력으로 향후 5년 안에 우리의 전체 용량을 두 배로 늘릴 예정”이라며 “많은 장애물이 있겠지만 극복해 낼 것이며, 용량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답했다. ‘생산능력 2배’의 구체적 기준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제가 말한 용량 확장은 웨이퍼 전체 기준을 의미한다”며 “우리의 웨이퍼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비용 상승해도 자금 무제한 조달… “메모리 부족 2030년 지속”

이 같은 공격적인 캐파 증설 선언은 현재 글로벌 AI 공급망이 직면한 극심한 병목 현상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향후 5년 동안 어떤 규모의 설비 투자(CAPEX)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 설비 투자를 미리 다 계산해두지는 않았지만,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조달할 것”이라며 “그것이 현재 우리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장비 가격, 건설 가격, 토지 가격, 물 가격, 전기 가격 등 모든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며 “그래서 정확한 금액은 모르겠지만 우리는 생산해내야만 하고, 결국 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 초 자신이 예측했던 ‘2030년까지의 메모리 부족 현상 지속’ 전망을 여전히 유지했다. 최 회장은 “저는 2030년까지라는 제 예상을 여전히 유지한다”며 “기본적으로 AI는 확장을 거듭하고 있고, 이는 기술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더 많은 캐싱(Caching)이 필요할수록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며, 모두가 각자의 AI 데이터 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선 아주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고,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발표한 새로운 AI PC 역시 많은 메모리를 동시에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칩 공급 넘어 ‘AI 팩토리’ 도전… 글로벌 파트너십 확장

최 회장은 AI 시대의 새로운 기회를 단순한 칩 공급을 넘어 ‘AI 팩토리’ 인프라 구축에서 찾았다. 그는 “지금 우리는 AI용 메모리 칩을 생산하고 있지만, 저는 어떻게 ‘AI 팩토리’를 만들 수 있을지 도전하고 싶다”며 “미래에는 더 많은 인텔리전스를 생산할 수 있는 수많은 AI 팩토리가 필요할 것이며, 그것이 전 인류를 도울 것이라 믿어 AI 팩토리를 더 많이 구축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만 등 글로벌 투자 및 파트너십 확장 의지도 보였다. 최 회장은 “더 많은 AI 팩토리를 구축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대만의 많은 파트너와 R&D 역량이 필요하다”며 “대만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곳에서도 마찬가지이며 수많은 AI 파트너들을 찾고 있는데, AI는 파트너가 없으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공급망 병목 현상에 대해선 현실적인 난제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AI 팩토리와 AI 데이터센터에는 많은 병목 현상이 존재하며, 단순히 자금, 에너지, GPU, 메모리 칩만이 병목 현상의 원인은 아니고 이것들을 모두 확보하는 사람만이 실제로 구축을 해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로운 팹 하나를 건설하는 데 많은 리드 타임이 소요되는데, 요즘 새로운 팹은 짓는 데 최소 3년이 걸리며 맨땅(그린필드)에서 시작한다면 5년 이상이 걸려 그것이 우리가 극복해야 할 커다란 장애물들”이라고 부연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2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전시장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둘러본 후 국내외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단기 폭등보다 ‘지속 가능성’ 중요… 젠슨 황과는 두터운 우정

이 같은 인프라 병목에 따른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시장 논리에 맡기면서도, 생태계 안정성을 저해하는 가격 급등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최 회장은 “공급 상황과 관련된 문제이고 제가 가격이 얼마가 될지 결정할 수는 없지만, 물량 부족 현상이 있다면 가격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단기적인 가격 폭등이 전체 산업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며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의 필요성을 거듭 제언했다.

그는 “전체 생태계를 위해서는 지속 가능성이 더 필요하다. 우리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AI 산업이 더 많은 지속 가능성을 필요로 한다”며 “우리는 계속 성장해야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가격이 갑자기 뛰거나 급등(spike)하는 것은 일종의 문제이며 이는 전체적인 지속 가능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잦은 회동에 대해 “저와 그는 서로의 신뢰와 의존성을 바탕으로 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며 끈끈한 연대감을 표했다. 그는 “우리가 나눈 대화의 구체적인 세부 내용을 공유해 드릴 수는 없지만, 우리는 파트너십을 굳건히 유지할 것이고 아주 오랫동안 함께 나아갈 것”이라며 “우리의 관계가 우정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국내 산업계를 향한 제언도 남겼다. 최 회장은 한 대만 기자가 이번 ‘컴퓨텍스 참석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대만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 질문은 예상치 못했네요”라며 운을 뗐다. 이어 “대만과 한국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상황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대만은 특히나 이 분야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 같고, 작금의 AI 모멘텀을 아주 잘 포착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지금이 완전한 AI 시대라는 것을 어떻게 수용하고 인정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우리가 어떻게 하면 AI 시대로 더 빠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최 회장은 아울러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주탁증서(ADR) 상장 일정과 관련한 업데이트 요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아꼈다. 그는 “우리가 방금 ADR을 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만, 잘 아시는 절차상 문제로 인해 ADR에 대해 현재로서는 더 이상 말씀드릴 수가 없다”며 “죄송하지만 한 달 이상 기다려 주셔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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