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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나올 구멍이 없다"…가계대출 관리에, 서민 급전창구까지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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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훈 기자I 2026.07.28 15: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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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가액 초과 차담대, 신용대출로 간주해 한도 제한
보험사 신용대출 중단·보험계약대출 한도도 잇달아 축소
중금리대출 총량규제 추가 인센티브 보류에 공급 부담
불법사금융 이용액 최대 1.5조원…취약차주 이동 우려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은행에서는 신용대출 한도가 나오지 않아 타고 다니는 차를 담보로 생활비를 마련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차량 시세보다 많은 돈은 빌리기 어렵다고 하더군요. 보험계약대출도 한도가 줄어 이제는 카드론이나 대부업체까지 알아봐야 할 상황입니다.”

최근 캐피탈사에 자동차담보대출(차담대)을 문의한 40대 직장인 A씨의 사정이다. 소득 감소로 생활비와 기존 대출 원리금 상환이 어려워진 그는 은행 신용대출에 이어 차담대와 보험계약대출까지 알아봤지만 필요한 돈을 마련하지 못했다. 제도권에서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 잇따라 막히면서 고금리 대출까지 알아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넘어 차담대와 보험계약대출, 중금리대출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생활비나 기존 빚 상환을 위해 은행 밖 대출에 의존해온 중·저신용자의 급전창구가 잇따라 좁아지면서 취약차주가 대부업이나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시내에 부착된 대출 관련 광고물(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부착된 대출 관련 광고물(사진=연합뉴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4일 개별 저축은행에 차담대의 담보인정비율(LTV)을 원칙적으로 100% 이내로 운용하고, 차량 가치를 넘는 대출금은 일반 신용대출과 같은 기준으로 심사하라는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앞서 캐피탈사 등 여전업권에도 동일한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 한도를 이미 연소득만큼 소진한 차주는 차량 가액을 넘겨 빌리기 어려워진다. 다만 사업용 차량을 담보로 한 상용차담보대출은 예외를 적용한다. 당국은 명확한 LTV 기준이 없던 차담대의 과도한 취급을 막고 신용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를 선제적으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차담대는 은행 신용대출보다 문턱이 낮아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해왔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 이후 은행에서 밀려난 수요의 우회 통로로도 부각됐다. 핀다에 따르면 차담대 월 약정액은 지난해 6월 290억5850만원에서 12월 321억2984만원으로 늘었다가 지난달 292억1626만원으로 감소했다. 자동차의 빠른 감가와 제한적인 환금성 탓에 업계가 이미 취급을 줄인 가운데 당국의 관리까지 더해지면서 공급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차담대 이용자는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자가 많아 기본적으로 연체 위험이 높다”며 “자동차는 감가가 빠르고 처분도 쉽지 않아 업계가 이미 자체적으로 한도를 보수적으로 운영해왔는데, 당국의 관리까지 더해지면 취급 규모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험권의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달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6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줄였고, 동양생명은 신규 취급을 중단한 데 이어 만기 연장 때 원금의 20% 이상을 상환하도록 했다. 삼성화재도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보험계약대출도 관리 대상에 올랐다. 별도의 소득 증빙이나 신용평가가 필요하지 않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적용되지 않아 대표적인 급전창구로 활용돼왔지만, 보험사들은 지난 4월 당국의 리스크 관리 주문 이후 한도를 해약환급금의 90~95%에서 80~85%로 약 10%포인트 낮췄다. 일부 보험사는 특정 저해지환급형 상품의 보험계약대출 취급도 중단했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 공급도 녹록지 않다. 금융당국은 공급 확대를 주문했지만 민간 중금리대출의 최대 80%를 가계대출 총량에서 제외하는 은행권 추가 인센티브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은행들은 총량 여력과 연간 공급 목표를 함께 고려해 취급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카드·캐피탈업계가 요구한 총량 반영 비율 추가 인하도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충돌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문제는 제도권 대출 문턱이 동시에 높아지면 취약차주가 대부업이나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민금융연구원이 최근 3년 이내 대부업이나 사금융을 이용한 저신용자 977명을 조사한 결과 59.4%가 등록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한 저신용자를 최대 11만9000명, 이용액을 최대 1조5500억원으로 추산했다. 대출금 용도는 기초생활비가 41.0%로 가장 많았고 부채 돌려막기가 26.1%로 뒤를 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잉대출과 연체 위험을 관리해야 하지만 생활비 수요까지 출구 없이 차단하면 취약차주는 더 위험한 금융으로 밀려난다”며 “대출을 거절하는 단계에서 정책서민금융과 채무조정, 복지 지원으로 연결하는 안전망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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