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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현대·남양유업 등 재벌가 3세 잇따라 마약사건 연루…경찰수사

이종일 기자I 2019.04.02 17:51:52

SK·현대 창업주 손자 2명 대마구매 등 혐의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마약투약 공모 혐의
검찰 황하나 무혐의처분에 '봐주기 수사' 의혹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SK그룹 창업자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영근씨(31)가 1일 인천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최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대마를 18차례 구입해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종일·조해영 기자] SK·현대·남양유업 등 재벌가 3세들이 잇따라 마약사건에 연루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최영근씨(31)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고(故) 최종건 전 SK그룹 회장의 손자인 최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이모씨(27) 등으로부터 18차례에 걸쳐 마약류인 대마초와 액상대마를 구입해 18차례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이씨로부터 대마를 15차례 구입하고 나머지 3차례는 성명불상자에게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대부분 대마초를 사서 피웠고 1g당 15만원에 산 액상대마를 전자담배 도구에 넣어 흡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경찰에서 이러한 혐의 내용을 인정했다. 최씨의 대마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양성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사실 확인을 위해 최씨의 모발 등에 대한 정밀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할 계획이다.

최씨에게 대마를 판 이씨는 지난 2월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경찰은 이씨로부터 SNS를 통해 구입 의뢰를 받고 대마를 판매한 혐의가 있는 A씨도 검거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이씨로부터 액상대마를 구입한 혐의로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모(29)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는 현재 해외에 있어 경찰이 소환을 통보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를 설득해 귀국하게 할 예정”이라며 “귀국하지 않을 경우 여권 취소 조치 등 강제적 방법이 있지만 일단 최대한 설득해 소환조사를 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씨가 대마를 흡입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31)의 마약사건 봐주기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종로경찰서가 지난 2015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검찰이 황씨를 무혐의처분 한 것과 관련해 수사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파악하고 있다.

당시 황씨와 함께 입건된 대학생 조모씨는 기소돼 1심 법원에서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1심 판결문에는 황씨가 조씨에게 마약을 건네주고 조씨의 마약 투약을 공모했다는 혐의가 적시돼 있다. 검찰이 조씨의 공소사실을 기재하면서 황씨의 공모 사항을 함께 넣었지만 이를 무혐의 처분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황씨의 무혐의 처분 등에 대해 봐주기 수사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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