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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나는 보크사이트라는 광석에서 뽑아낸 원료로, 이를 다시 제련하면 알루미늄이 된다. 문제는 이 공장이 유럽에서 가장 큰 알루미나 생산 시설이라는 점이다. 유럽 산업계가 쓰는 제련용 알루미나의 37%를 이곳이 대고 있다. EU가 2030년까지 핵심 원자재의 40%를 역내에서 가공하겠다고 내건 목표에서도 핵심 축이다.
의혹은 이 공장에서 나온 알루미나가 러시아에서 알루미늄으로 바뀌어 무기 제조에 쓰인다는 것이다. 아일랜드 일간 아이리시타임스는 공장 생산품이 러시아의 주요 군수산업 거점에 물량을 대는 무역회사에 팔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아일랜드 정부는 지난주 조사에 나섰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FT가 입수한 아일랜드 정부 보고서는 “오히니시알루미나가 생산한 알루미나가 러시아 군에 공급되거나 사용되거나 직접 연결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벌칙이 부과되고 이후 회사나 제품 수출에 제재가 적용되면 회사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공장은 러시아 알루미늄 대기업 루살이 소유하고 있다. 루살은 서방 제재 대상인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올레크 데리파스카가 세운 회사다. 데리파스카는 루살의 최대 주주인 En+ 지분 45%를 갖고 있다.
아일랜드 정부는 다른 EU 회원국들로부터 이 공장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러나 EU 당국자들은 제재가 곧 자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공장을 겨냥하면 자동차와 방산, 전력망에 알루미늄을 대는 EU 제련소들의 원료 공급이 함께 흔들리기 때문이다. 한 EU 당국자는 “우리가 그 회사를 제재한다면 스스로를 끊어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오히니시알루미나는 이날 정부 조사에 협조했으며, 루살과 함께 자사 알루미나의 유통 경로를 더 촘촘히 추적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주 아일랜드 보고서를 받아 검토 중이다. 집행위 대변인은 지난 24일 “현재로선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결론을 내리기에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당국자들은 브뤼셀이 여름휴가를 마치고 업무를 재개하는 다음달 말 이전에는 제재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제재를 하려면 대체 공급처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U는 올해부터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을 금지했다. 그러나 알루미늄과 알루미나, 보크사이트를 러시아로 수출하는 것은 막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발트3국 등이 알루미나 수출 제재를 요구해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FT는 “EU 제재는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를 요구한다”며 “이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일”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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