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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원로들은 문 대통령 앞에서 가감없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포용적 성장 기조 아래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현 정부의 3대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수정·보완 및 건의사항이 쏟아졌다. 아울러 현 정부 출범 이후 최대 난제로 떠오른 일자리 창출 및 양극화 해소 방안은 물론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단축 등과 같은 논쟁적 경제이슈에 대한 폭넓은 의견교환도 이뤄졌다.
◇진보·보수정부 경제브레인 총망라…최저임금·주52시간 근로제 쓴소리 쏟아져
간담회 참석자들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대선캠프에서 문 대통령을 도운 인사들부터 역대 진보·보수정부에서 맹활약한 경제 브레인들이다. △참여정부 시절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박승 중앙대 명예교수 △국민의정부에서 경제부총리, 참여정부에서 감사원장을 역임한 전윤철 전 원장 △참여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았던 강철규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참여정부 시절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박봉흠 SK가스 사외이사는 물론 △이명박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 총재 △이명박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과 한은 총재를 맡았던 김중수 한림대 총장이 참석했다. 이밖에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도 자리를 함께 했고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윤종원 경제수석, 주형철 경제보좌관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귀를 활짝 열었다. 문 대통령은 “한국경제에 대해 높은 식견을 가지고 계신 원로들에게 우리 경제에 대한 얘기를 듣고자 모셨다”며 “격식없이 편하게 이야기해주면 우리 경제팀에 큰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전윤철 전 원장을 시작으로 고언이 쏟아졌다. 비판의 초점은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소득주도성장의 문제로 모아졌다. 전 전 원장은 “최저임금과 52시간 근로제와 관련해 시장의 수용성을 감안하여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작심 비판이다. 정운찬 전 총리 역시 소득주도성장의 보완 필요성을 제기하며 가세했다. 김중수 전 한은총재 역시 경제정책 비전에 대한 공감대 마련을 주문하면서 임금상승에 상응해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 전 한은총재는 노동계의 무리한 촛불청구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박 전 총재는 “노동계에 대해 포용의 문호를 열어놓되 무리한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어 원칙을 가지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文대통령 “국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대목은 경제” 지속 조언 당부
경제계 원로들은 주요 경제현안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성장과 공정경제 담론을 제시했다. 강 전 위원장은 “경제성장률 하락과 양극화 심화 속에서 4차산업혁명 등 성장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하다”며 △인적자원 양성 △창의력 개발을 위한 교육정책 △공정경제 중요성 △기득권 해소를 위한 규제 강화 등을 주문했다. 오랫동안 동반성장 문제에 천착해온 정 전 총리는 중소기업 기술탈취 등 불공정거래 차단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추경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현 경제여건을 감안해 추경이 필요하다”며 “국채발행 이외에 기금 등 다른 재원을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5월 9일이 되면 현 정부가 만 2년이 되는 데 그간의 정책을 평가하고 점검하는 과정에서 오늘 주신 조언들이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대목이 경제”라면서 “정부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며 경제계 원로들의 지속적인 조언도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오찬간담회는 문 대통령이 새해 들어 강조해온 경제활성화 행보의 일환이다. 문 대통령은 연초부터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벤처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각 경제주체들과의 소통행보를 이어왔다. 특히 집권 3년차를 맞아 국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정책성과를 강조했다. 다만 일부 경제지표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민생경제의 상황은 여전히 어려운 점은 문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