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와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등 55개 독립운동단체들은 6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육사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교내에 새로 조성하는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현재 육사 내 충무관 건물 중앙현관 앞에는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이회영 선생 등 독립군·광복군 영웅 흉상이 설치돼 있다. 충무관은 육사 생도들이 수업을 듣기 위해 수시로 오가는 공간으로, 홍범도 장군 흉상이 이 곳을 떠날 경우 상징성 또한 퇴색된다는게 독립운동단체들 주장이다.
이들 단체는 홍범도 장군 흉상 재배치 계획이 “의병-독립군-광복군으로 이어진 우리 군의 자랑스러운 뿌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우리 군 정통성을 무력화하기 위한 ‘친일 뉴라이트’의 흉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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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5인의 흉상은 총과 실탄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음에도 봉오동·청산리 대첩 등 만주벌판에서 일본군을 대파하며 조국독립의 불씨를 타오르게 한 선배 전우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해 탄피를 녹여 만들었다. 장병들이 사용한 실탄의 탄피 300㎏을 녹여 제작했는데, 이는 5.56㎜ 보통탄 5만발의 탄피양이다.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는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국회의원 시절부터 주장한 것이다. 그는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는 문재인 정부 의지에 따라 ‘주먹구구’로 추진됐으며,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참여 이력을 고려할 때 육사에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6.25전쟁 때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공산주의 침입에 맞서 싸운 전당인 육사에 공산주의 참여 이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을 놓는 것은 부적절하기 때문에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육사는 홍범도 장군 흉상을 교내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광복회는 현 시국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실 내 안보분야 고위인사들에 대한 쇄신도 요구했다. 광복회는 “대한민국 정체성 유지에 심혈을 기울여 온 광복회로서는 현 정부 하에서 계속돼 온 역사 왜곡과 정체성 훼손으로 빚어진 국민 간의 갈등, 그로 인한 국정 난맥상을 지적하지않을 수 없다”며 “용산(대통령실) 내 안보 교육 책임자 등 인적 쇄신을포함한 국정 전반을 쇄신해 줄 것을 준엄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