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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빗속에서도 포크레인·맨홀 1초만에 판별"…SKT 'AI 눈' 안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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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I 2026.09.01 1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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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맥락·공간 AI 결합…달리는 차량에서 통신 인프라 위험요소 실시간 탐지
굴착기 작업, 고소작업차 안전수칙까지 AI가 판독
광케이블과 위험요소 거리·영향 가입자 수 계산해 단선 사고 사전 차단
파일럿 차량 6~8대서 내년 150대로 확대…2027년 정식 상용화

[성남(경기)=이데일리 윤정훈 기자]“방금 빗길 주행 중에 좌측 공사장 입구와 굴착기(포크레인)가 실시간 탐지됐습니다. AI 분석 결과, 해당 굴착기는 땅을 파지 않는 정차 상태로 판독돼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분류됐습니다.”

1일 오전 11시께 경기 성남시 SK텔레콤 분당사옥 인근. 가랑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 속에서 시야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차량에 탑재된 모니터 화면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도로변의 맨홀, 공사장 펜스, 고소작업차, 포크레인 등 통신 인프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이 화면 위에서 네모난 테두리로 표시가 되며 실시간으로 센싱(인지)됐다.

SKT가 이날 첫 공개한 유선 통신 인프라 자동 점검 솔루션 ‘톺다’의 현장 시연 모습이다. 톺다는 ‘샅샅이 훑어본다’는 순우리말로, 별도의 점검 인력이나 차량을 따로 투입하지 않고 현장 직원의 업무용 차량 동선을 그대로 활용해 전국 곳곳의 통신 인프라를 정밀하게 자동 점검하는 시스템이다.

유선 통신 인프라 자동 점검 솔루션 '톺다'가 설치된 차량 안에서 장비를 시연하고 있다(사진=SKT)
유선 통신 인프라 자동 점검 솔루션 '톺다'가 설치된 차량 안에서 장비를 시연하고 있다(사진=SKT)
“단순 인지 넘어 맥락 파악”…비전·맥락·공간 3대 AI의 유기적 결합

현장에서 안내를 맡은 나현빈 SKT 네트워크운용담당 유선·설비솔루션 매니저는 “비전 AI는 화면상에서 객체의 위치를 탐지하는 기초적 기술이라면, 컨텍스추얼(맥락) AI는 개소 주변의 맥락 상황까지 함께 학습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 매니저는 “고소작업차의 경우 작업자가 안전모를 착용했는지, 라바콘 등 안전 수칙을 지켰는지를 판단하고, 굴착기는 실제 땅을 파는 중인지 이동·정차 중인지를 가려낸다”고 덧붙였다.

실제 하루에 관찰되는 수십 건의 굴착기 중 실제 땅을 파는 위험 상황은 약 30% 수준이다. 나머지 70%는 이동 중이거나 정차된 건으로, 맥락 AI가 위험도가 낮다고 선별해 관제 운영자의 불필요한 현장 출동을 사전에 걸러준다.

1일 SKT는 유선 통신 인프라 자동 점검 솔루션 '톺다'를 장착한 차를 타고 3.06km 이동하는 동안 44개의 오브젝트를 찾아내는 시연을 했다(사진=윤정훈 기자)
1일 SKT는 유선 통신 인프라 자동 점검 솔루션 '톺다'를 장착한 차를 타고 3.06km 이동하는 동안 44개의 오브젝트를 찾아내는 시연을 했다(사진=윤정훈 기자)
이날 시연 버스는 약 16분간 3.06km 구간을 주행하는 동안 차량용 NPU(신경망처리장치)와 정밀 카메라는 총 2959장의 이미지를 수집·분석했고, 포크레인과 맨홀 등 44건의 센싱 오브젝트를 정확히 탐지해냈다.

위치 정확도 역시 정밀하다. 미국 스위프트사의 고정밀 GPS를 탑재해 위치 오차를 1~2m 이내로 줄였다. 카메라 영상을 3D 공간 정보로 변환하는 ‘스파셜(공간) AI’는 도로 위 탐지 물체와 땅속에 묻힌 SKT의 광케이블 간 거리를 센티미터(cm) 단위로 계산해낸다.

도로 위 주행 차량뿐만 아니라 지상 고위험 시설물 점검에도 AI 기술이 전면 도입됐다. SKT는 톺다의 기반이 되는 AI 영상 분석 플랫폼 ‘비스타’를 드론과 결합한 ‘비스타 드론’ 기술을 현장에 적용 중이다. 과거 2인 1조 점검 인력이 최대 75m 높이의 아찔한 통신 철탑에 직접 올라 볼트·너트 체결 상태나 부식 여부, 안테나 각도를 확인하던 고위험 작업을 드론 촬영과 비전 AI 판독으로 대체했다. 드론이 3차원 디지털 트윈 모델을 재구성하고 미세 부식된 볼트까지 능동적으로 가려내면서 철탑 점검 기간은 60%, 판독 시간은 85%나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톺다가 공사장 사진을 탐지했다(사진=윤정훈 기자)
톺다가 공사장 사진을 탐지했다(사진=윤정훈 기자)
“머리카락 굵기 광선로 끊기면 대형 사고”…절박함이 만든 자율망 관제

시연 버스가 도로변에 멈춰 서 있는 고소작업차 근처를 지나자, 관제 모니터에는 인근 지중 및 가공 광케이블 정보와 함께 ‘위해 요소 발생 시 영향 가입자 수: SKT 8652명, SK브로드밴드 5747명’이라는 영향도 분석 결과가 실시간으로 표기됐다. 통신선 절단 위험이 감지되면 즉각 현장 운용자에게 비상 알림이 전달되는 구조다.

이상진 SKT 유선설비솔루션 팀장은 “광케이블은 머리카락 굵기에 불과해 타 공사 현장의 굴착 작업으로 한 번 끊어지면 잇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대규모 통신 장애로 이어진다”며 “단선 사고를 사전에 막아 가입자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절박함에서 톺다를 개발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사생활 침해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도 철저히 마련했다. 톺다는 차량 내 설치된 온디바이스 신경처리망장치(NPU)를 통해 촬영 직후 18프레임 중 원본 영상 속 인물 얼굴과 차량 번호판을 100%에 가까운 확률로 즉시 모자이크(블러) 처리한 뒤 비스타(VISTA) 분석 중앙 서버로 전송한다.

차량 내 톺다 장치 구조(사진=윤정훈 기자)
차량 내 톺다 장치 구조(사진=윤정훈 기자)
SKT는 현재 6~8대 수준인 파일럿 차량을 내년 150대까지 대폭 늘리고, 오는 2027년 톺다를 정식 상용화할 계획이다. 향후 통신망을 넘어 가스관·송유관·전력망 등 타 산업 현장의 안전 인프라 점검 솔루션으로도 확장을 추진한다.

복재원 SKT 네트워크 운용담당은 “AI 기반의 톺다와 비스타를 통해 현장 인력이 고위험·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며 “전국의 통신 인프라 안전을 획기적으로 높여 자율 네트워크 시대를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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