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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2.5% 강제노동 관세는 예고편일 뿐…韓, 15% 상한 명문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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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7.27 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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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전문가 웬디 커틀러·박효민 지상토론
“가을 과잉생산 관세가 진짜 승부처”
“기업은 세율 아닌 변동성 관리해야”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한국이 미국의 무역법 301조 강제노동 관세로 12.5%를 확정받았지만, 진짜 승부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주역이었던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회장은 27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올 가을 중 구조적 과잉생산에 대한 301조 관세가 추가로 확정될 것”이라며 15% 관세 상한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인 박효민 법무법인 지평 글로벌리스크대응센터 부센터장(변호사)도 같은 날 인터뷰에서 “이번 강제노동 관세는 본게임인 과잉생산 관세의 예고편일 뿐”이라며 정부의 상한 사수 협상과 기업의 자체 대비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2.5%,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3일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60개국에 10∼12.5%의 강제노동 관세를 확정했다.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도입한 10% 글로벌 관세가 만료되기 불과 7시간 전이었다. 60개국에서 들어오는 제품은 미국 전체 수입품의 99%에 달할 만큼 사실상 전 세계 주요 무역 파트너를 겨냥한 조치였다.

박 변호사는 이 관세가 “모든 한국산 제품에 일률적으로 12.5%를 부과하는 게 아니라, 최혜국(MFN) 세율을 차감해 총 부담을 12.5%로 맞추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철강·반도체 등 한국 주력 수출품은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 트랙에 들어가 있어 이번 관세에서 전면 제외됐고, 실제 새 부담이 생긴 건 가전·화장품·타이어 등 232조 비대상 품목이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유럽연합(EU)·대만은 최혜국세율 차감(net-of-MFN) 방식으로 10%, 한국은 12.5% 구간에 놓여 표면상 2.5%포인트 불리하다”며 “이 격차는 한국이 강제노동 수입금지 제도를 도입하면 좁힐 수 있는, 정책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15% 상한, 과잉생산 관세 넘으면 어떻게 되나

커틀러 부회장은 “무역법 232조에 따른 추가 조사 결과 역시 새로운 관세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제노동 관세 확정은 예고된 수순이었을 뿐 한국의 최종 부담을 좌우할 진짜 변수는 아직 남아있다고 짚었다. 그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무역합의국의 관세 상한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디지털 기업에 대한 한국의 처우와 관련한 우려는 여전하다”며 망사용료법 등 비관세장벽 문제가 15% 상한과는 별개 트랙에서 새로운 301조 조치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변호사도 비슷한 우려를 내놨다. 그는 “총액 상한 방식이 템플릿으로 자리 잡은 만큼 15% 상한이 다음 국면에서도 원용될 근거가 됐다”면서도 “이미 12.5%가 채워져 남은 여유는 2.5%포인트뿐인데, 과잉생산 조사가 철강·자동차·반도체 등 주력 제조업을 정면으로 다루는 만큼 15%를 맞추기 위해 기존 강제노동 세율이 다시 조정되는 재협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232조와 301조를 이중 부과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이번에 세워진 만큼, 232조 트랙에 있는 주력 품목의 충격은 완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그리어 대표의 ‘상한 존중’ 공언의 근거인 상호관세 행정명령이 이미 위법 판단을 받은 상태라 아직 문서로 명문화된 단계는 아니다”라며 “적용 범위와 산정 방식을 구체적으로 문서화하는 게 정부의 다음 과제”라고 짚었다.

강제노동 관세와 향후 확정될 과잉생산 관세를 합친 최종 세율이 15%를 넘어설 경우, 한미 양국이 지난해 대미 투자 3500억 달러(약 512조850억원)를 조건으로 도출한 무역합의 위반 논란이 불가피하다. 과잉생산 301조 관세의 구체적 발표 시점이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향후 한 달여가 한국의 통상 리스크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효민 법무법인 지평 글로벌리스크대응센터 부센터장(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지평)
박효민 법무법인 지평 글로벌리스크대응센터 부센터장(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지평)
기업, 세율 아닌 ‘변동성’을 관리해야

박 변호사는 기업 차원의 대비책으로 232조 제외 품목을 뺀 나머지 품목의 HS코드별 노출도 재산출, 한미 FTA가 있어도 면제되지 않는 301·232조 관세를 감안한 원산지 재검토, 계약서상 관세 부담 조항 점검을 주문했다. 그는 “우선순위는 관세뿐 아니라 강제노동에 따른 통관보류명령(WRO)”이라며 “관세는 세율의 문제라 계산과 납부로 끝나지만, WRO는 통관 자체가 막히는 문제”라고 경고했다.

그는 기업들에 “정부 협상 결과를 전제로 사업계획을 세우지 말라”고 조언했다. 지금 미국 통상 조치의 특징은 세율의 높낮이가 아니라 예측 불가능성인 만큼 기업이 관리해야 할 대상도 관세율이 아니라 관세율의 변동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떤 세율이 나와도 견딜 수 있도록 공급망과 계약에 대비 체계를 미리 문서화해두는 것이 지금 필요한 준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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