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일각에선 수요 부족으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세금을 피하기 위한 ‘꼼수 버티기’ 행태가 나타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1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과세표준 45억원이 넘는 종합합산 토지에 대한 종부세율을 현행 3%에서 4%로 1%포인트 인상하는 내용을 올해 세제개편안에 담았다. 과세표준 3구간 중 최고세율 적용 구간에만 ‘핀셋 증세’를 단행하겠단 방침이다.
종합합산 토지는 논밭과 과수원, 임야, 골프장, 공장용지와 공장용 건축물의 부속토지 등을 제외한 비사업용 토지를 가리킨다. 주택건설사업자가 주택건설을 위해 취득했으나 5년 내 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못한 토지도 이에 포함된다.
토지분 종부세 과세표준은 공시가격에서 5억원을 기본공제한 금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100%)를 곱해 산출한다. 과표 45억원을 초과하는 토지는 시가로 최소 75억원 안팎에서 수백억 원대에 이르는 고가 토지들이다. 이번 최고세율 인상(3→4%)으로 과표 45억원 초과 보유자들의 종부세 부담은 최소 4500만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종부세에 붙는 농어촌특별세(20%)까지 합산하면 세부담 증가액은 최소 5400만원 이상으로 불어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세표준이 높을수록 세율 인상에 따른 세금 증가분이 커질 뿐만 아니라 매년 누적되는 구조라 1%포인트의 인상률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합산 토지 종부세 과세인원은 9만 9742명, 결정세액은 2조 751억원으로 사상 처음 2조 원을 넘어섰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누적 상승률이 19%에 달하면서 땅값 상승이 세금 증가로 이어진 영향이다.
이 가운데 과표 45억원 초과 납세자는 3556명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낸 종부세는 1조 6152억원에 달했다. 납세 인원은 전체의 3.6%에 지나지 않지만, 종부세액은 전체의 78%를 차지해 주택분 종부세 총액(1조 3089억원)보다도 많았다.
정부가 이른바 ‘땅부자’를 정조준하고 나선 것은 다주택자·초고가주택·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인상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부동산 투기’는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월 “기업들이 당장 쓸 데도 없는데 비업무용 부동산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다”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부동산 투기를 불가능하게 만들어놔야 대한민국 산업·경제 체제가 제대로 굴러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정부는 보유세뿐만 아니라 거래세도 강화해 토지 처분 압박 수위를 높였다. 2028년 이후 비사업용 토지 양도차익에 매기는 양도세 중과세율을 현행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상향해 최고 세율을 65%까지 올릴 방침이다. 법인의 경우 양도소득의 20%(현행 10%)를 법인세로 추가 징수한다.
정부의 이 같은 고강도 조치가 실제 비업무용 토지 매각으로 이어질지를 두고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린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수만~수십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토지는 환금성이 떨어져 팔고 싶어도 제때 매각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이은형 연구위원은 “주택건설용 토지라고 신고하고 포크레인 동원 대신 ‘티스푼공사’하는 식으로 시간만 끌면서 세금을 피하려는 꼼수들도 나올 수 있다”며 “기대수익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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