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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프랑스 주식시장의 시총 총액은 2조 8230억달러(약 3700조 9530억원)로 영국의 2조 8210억달러(약 3698조 3310억원)를 근소하게 상회했다.
영국 증시는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유럽과의 거래에서 그동안 고려하지 않았던 다양한 제약들이 생기면서 상장사들의 경영환경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2020년 이후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국 경제 부진이 더욱 심화했고, 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두자릿수로 치솟은 인플레이션, 최근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감세정책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까지 겹쳐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
대기업은 그나마 해외 사업으로 국내 충격을 상쇄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거나 소비자 지향적인 기업들은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는 대형주 위주인 FTSE100 지수가 올해 0.4% 하락에 그친 반면, 중소형주 지수인 FTSE250이 17% 폭락한 것에서 확인된다.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위원을 지냈던 마이클 손더스는 “영국 경제 전체가 브렉시트로 영구적인 손상을 입었다”며 “브렉시트가 경제의 잠재적 생산력을 그렇게 줄이지 않았으면 세금을 올리고 정부 지출을 줄일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두 주식시장의 시총을 달러화로 환산해 비교한 만큼, 올해 달러화 대비 영국 파운드화 하락폭(13%)이 유로화(9.2%)보다 큰 것도 영향을 끼쳤다.
블룸버그는 “프랑스 시총이 영국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이라며 “2016년엔 영국 상장사들의 총 기업가치가 프랑스보다 무려 1조 5000억달러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글로벌 금융허브로서의 위상이 추락한 데 이어 또다른 상징적 지위를 잃었다”며 “영국 경제가 브렉시트 이후 쪼그라들고 있음을 시사하는 또다른 신호”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