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전을 반대하는 표면적 이유는 대개 ‘효율·경쟁력 저하’다. 이를 직원 개개인 차원으로 접근해보면 삶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로 이어진다. 회사가 현 위치에 있을 것으로 가정하고 세운 10~20년치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당장 집부터 골칫거리다. 정부의 1주택 실거주 정책 기조로 지방에 추가 거주지를 마련할 수도 없는데, 그렇다고 어렵사리 마련한 수도권 소재 내집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직원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집 때문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지방이전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지원책 하나 얻지 못하고 무작정 근무지를 옮겨야 하는 직원 입장을 고려하면 직원 주택 특별공급이나 분양 혜택 등 실질적인 유인책이 필히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기껏 기관을 유치했지만 사람이 이탈한다면 지방이전 의미는 퇴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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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끼리 경쟁을 붙이고, 보다 나은 조건을 택하는 선택지 정도는 있어야 한다. 역세권 사옥을 알아보고 있다는 정도의 조건으로 직원들이 지방에 정착할지 현실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기관 직원들이 지방으로 가면 최소한 무엇을 얻을지 계산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행정기관 이전을 추진 중인 미국에서는 정부의 통보 방식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연방 행정기관 본부 이전지를 주와 지방정부의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하자는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가 이전지를 일방적으로 정하는 대신, 지역이 유치 조건을 놓고 경쟁하자는 취지다.
지방이전의 목적은 간판 하나 옮기는 게 아니다. 기관과 직원이 실제로 지역에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10월 지방이전 기관을 확정한다. 지방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금융권은 오는 28일과 내달 4일 지방이전 반대를 위한 투쟁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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