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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개저씨'로 가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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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I 2017.11.08 19:29:37
[이데일리 김정민 사회부장]개저씨는 ‘개념없는 아저씨’의 준말이다. 신조어다. 국어사전에는 없지만 젊은 층에서는 흔히 쓰인다. 욕설 접두사인 ‘개’자 붙어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부정적 의미다. 나이나 지위를 앞세워 사회적 약자에게 함부로 대하는 중년남성을 지칭한다.

“지하철에서 개저씨가 다리 쩍벌리고 앉아서 이어폰도 안끼고 야구중계를 보는 데 짜증나 혼났어.” “회사 부장놈 걸핏하면 음란 동영상을 카톡으로 보내는데 완전 개저씨야” 등이 대표적인 용법이다.

개저씨들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 회사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624명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폭력’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8%가 직장생활 중에 신체적·정신척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폭언·욕설(30.6%)이 가장 많았지만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14.5%나 됐다. 가해자들의 상당수는 과장(23.9%), 팀장(15.5%), 부장(14.1%)이다.

개저씨가 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성희롱이다. 어리고 지위 낮은 여성들을 상대로 친근감을 자주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된다. 친해지기 위해 스킨쉽을 자주 시도하고, 음담패설로 웃음을 주려고 노력하면 된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은 성희롱을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인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그밖에 요구 등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 규정한다.

한샘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 이후 직장내 성범죄에 대한 기업들의 경각심이 커졌다. 한샘은 성폭행 사건 발생 초기 사건을 덮기에 급급했다는 비난여론이 확산하면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온라인 유통업체에서 퇴출당하기도 했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어렵게 쌓은 회사 이미지가 단번에 무너졌다.

직장내 성범죄 예방은 지속적인 교육과 백벌백계를 통한 경각심 제고가 최선이다.

남녀고용평등법은 1년에 1회 이상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 직장내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는 지체없이 가해자를 징계하고 피해자를 구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위반해도 처벌수위는 솜방망이다. 피해자를 해고하는 등 되레 불이익을 줘도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전부다. 사업주가 성희롱을 저질러도 1000만원 이하 과태료만 내면 된다.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했다고 허위로 보고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확인하기가 쉽지 않고 적발해도 300만원 이하 과태료 뿐이다.

직장내 성희롱은 ‘갑질’의 또다른 변형이다. 가해자는 대부분 직장 상사나 사업주다. 피해자들은 계약직 여성이나 신입사원인 경우가 많다. 주로 어렵게 구한 직장을 잃을까 두려워 저항하기 어려운 약자들을 상대로 자행된다.

직원의 인격이 회사의 품격이다. 개저씨들이 넘쳐나는 회사가 좋은 기업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 CEO들이 직장내 성범죄 예방에 직접 나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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