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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봉이 1000만엔을 돌파한 대기업은 전년대비 30%(18개사)나 늘어난 76개사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 대상 전체 기업의 10% 이상이다. 도요타자동차, 후지쯔, IHI, 다이와하우스공업, 일본항공(JAL) 등이 새롭게 ‘연봉 1000만엔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1위는 센서 및 측정기기 제조업체인 키엔스다. 평균 연봉이 2178만엔(약 1억 8451만원)에 달했다. 미쓰비시상사(2112만엔)와 미쓰이물산(2058만엔)이 뒤를 이으며, 이들 3개사가 ‘평균 연봉 2000만엔’ 고지를 밟았다.
이 같은 일본 기업들의 연봉 상승세는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증액이 이끌었다. 최근 일본 재계에선 대졸 신입사원 초임 인상을 계기로 젊은 직원 전반의 임금 곡선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앞서 일본 금융청이 올해 3월부터 유가증권보고서에 ‘직원 평균 급여 증감률’ 기재를 의무화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내 임금 성장률 상위 20개사를 분석한 결과, 절반인 10개사가 기계·전기·건설 관련 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 증가율 3위를 기록한 중공업 기업 IHI는 평균 연봉이 전년대비 23% 급증했다. IHI는 최단 1년 만에 승진이 가능한 새로운 인사제도를 도입해 젊은 인재를 파격 발탁하는 한편, 60세 이상 재고용 시에도 정년 이전과 동일한 역할과 임금을 유지하도록 제도도 개편했다. 가와사키중공업 역시 15% 증가했다.
반도체용 수처리 장비기업 올가노 역시 대졸 초임을 지난해 20% 올린 데 이어, 올해는 32만 5840엔을 더 증액했다. 더불어 공조 설비 및 클린룸 공사를 담당하는 산키공업, 다이단, 다카사고열학공업 등 건설·설비 관련 기업들도 반도체 공장 증설 특수에 힘입어 평균 연봉이 1200만엔 안팎으로 크게 뛰었다.
이 같은 일본 대기업들의 지속적인 연봉 상승세는 저출생·고령화로 인해 인재 확보가 기업 생존의 핵심 과제로 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도요타·소니·히타치 등 주요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초봉을 수십년 만에 파격적으로 인상(20~30%대)하고 기존 임금 테이블을 재편했다.
고물가 고착화도 한 원인이다.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치솟자 근로자들의 실질 구매력 보전을 위해 ‘기본급 인상’을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임금 상승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을 디플레이션 탈출의 핵심으로 규정, 대기업들을 향해 적극적인 임금 인상을 지속 압박해 왔던 것도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다만 업종별 임금 격차는 여전한 과제다. 종업원 10만명 이상이 종사하는 주요 산업 중 최고 수준인 건설업(평균 982만엔)과 최하위 수준인 소매업(평균 574만엔) 간의 연봉 격차는 400만엔 이상으로 벌어졌다. 소매업 중 평균 연봉이 1000만엔을 넘는 곳은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1250만엔)이 유일했다.
아라야 요시타카 다이이치생명자산운용 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건설업은 전문 기술직이 많아 인재 확보를 위한 임금 인상 필요성이 높은 반면, 소매·서비스업은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인해 대폭적인 가격 인상과 임금 인상이 어려운 구조”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 같은 대기업의 잇따른 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고물가로 인해 서민들의 생활 수준 체감 개선은 더딘 상황이다. 일본은행(BOJ)의 지난달 설문조사에 따르면 ‘1년 전보다 생활에 여유가 생겼다’고 답한 비율은 4.5%에 불과한 반면, ‘여유가 없어졌다’는 응답은 54.4%에 달했다.
중소기업을 포함한 일본 전체 정규직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전년대비 2.6% 증가한 559만엔이다. 대기업과의 양극화가 커지고 있다.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는 내년 봄철 임금협상 요구 목표를 ‘6% 중심, 최소 5% 이상’으로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향후 지속적인 임금 인상 여부가 일본 재계와 경제의 핵심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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