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중국 희토류 밸류체인을 구축 중인 국내 기업들도 이번 공급망 재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라이너스와 희토류 밸류체인을 구축 중인 LS전선에는 원료 조달처를 넓힐 기회가 될 수 있는 반면, 해당 광산에서 원료 확보를 추진해 온 포스코인터내셔널에는 새로운 협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라이너스사는 브라질 칼데이라 희토류 프로젝트를 보유한 메테오릭 리소시스를 9억 6800만 호주달러(약 9059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인수는 주주총회와 브라질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라이너스는 기존 호주 광산에 더해 남미까지 희토류 원료 공급 기반을 확대하게 된다.
칼데이라 프로젝트는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 칼다스 지역에 위치한 희토류 광산 개발 사업이다. 광산의 측정 광물 자원량은 1억2800만톤(t)으로, 영구자석 제조에 쓰이는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산화물, 중희토류인 디스프로슘·터븀 산화물 매장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업 인수는 전세계의 희토류 탈중국 공급망 재편 흐름과 맞물려 있다.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정제 및 영구자석 가공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대응해 희토류 수출 통제를 발표한 이후 세계 각국은 재빠르게 대체 공급망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추가 수출 통제 조치가 내년 1월까지 유예됐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은 공급망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
라이너스의 원료 기반 확대는 국내에서 비중국 희토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는 LS전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LS전선은 2024년부터 희토류를 미래 성장사업으로 보고 사업을 확대해 왔다. 라이너스에서 희토류 원료를 조달한 뒤 LS에코에너지가 베트남에서 금속으로 가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LS전선이 영구자석을 생산하는 비중국 밸류체인 구조가 핵심이다.
앞서 LS에코에너지는 지난달 30일 베트남에 116억원을 투자해 사마륨 금속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오는 12월 시범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라이너스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원료 공급원은 호주 마운트웰드 광산이지만 칼데이라 프로젝트가 향후 상업 생산에 들어가면 원료 확보처가 추가된다. 특정 광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원료 조달선을 다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LS에코에너지 관계자는 “희토류 자원이 부족한 한국도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S전선은 희토류 원료 확보에 이어 영구자석 생산 역량도 확대하고 있다. LS전선은 같은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판매 계열사인 코리아모션웍스 주식 1억5000만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원료부터 금속 가공, 영구자석 생산까지 이어지는 자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반대로 포스코인터내셔널에는 이번 인수가 새로운 협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7월 메테오릭 리소시스와 칼데이라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희토류 원료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MOU를 체결했다. 상업 생산이 시작되면 최대 7년간 연간 생산량의 약 30%를 구매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원료 공급 협상 주체가 메테오릭 리소시스에서 라이너스사로 바뀌게 되며 향후 협상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재 MOU 단계로 정식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선 별도의 진척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비중국 희토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핵심광물 분리정제 기업 리엘리먼트와 합작법인 설립 협약을 맺고 미국 현지에 연 6000t 규모의 분리정제 공장을 신설해 영구자석까지 일관 생산하는 통합 단지를 구축하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포스코그룹은 북미·유럽 완성차 기업들과 전기차 구동모터용 영구자석 공급계약도 잇달아 체결했다.
국내에서는 희토류 원료 확보부터 정제·가공, 재활용까지 탈중국 밸류체인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K-문샷’ 사업의 일환으로 ‘K-문샷 희토류 산학연 협의체’를 출범했다. 이를 통해 중희토류를 쓰지 않는 영구자석 제조 공정과 폐자석 희토류 회수 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