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크홀은 지름과 깊이가 각각 20m에 달하는 대형 규모였다. 구조 당국은 밤샘 수색을 벌였고, 사고 발생 약 17시간 만인 25일 오전 11시 22분 싱크홀 하부, 지하철 9호선 공사장 터널 구간 부근에서 심정지 상태의 박씨를 발견했다. 박씨는 사고 당시 헬멧과 바이크 장화를 그대로 착용한 채였다.
25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박씨는 생계를 위해 주간에는 광고업 프리랜서로 일하고, 야간에는 배달 노동을 병행해왔다. 그는 2018년 아버지를 사고로 잃은 후 어머니와 여동생을 부양하며 가장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친구 김모(33)씨는 “일주일 내내 일만 하던 성실한 친구였다. 바쁘다는 이유로 자주 연락하지 못한 게 후회된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박씨의 빈소는 25일 서울 강동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앞서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에 왔던 유족들은 오후 2시쯤부터 장례식장 대기 공간에 머물며 빈소 배치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싱크홀 발생은 노후 상수도관과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 서울세종고속도로 지하 구간 공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싱크홀이 생긴 원인,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 과정 등을 조사하고, 박씨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싱크홀 발생 원인을 조사한 뒤, 원인에 따라 관련된 자들에게 형사책임을 물을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