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극단 2024년 마지막 작품
11월 11~27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이호재·박영민·정새별 주연
| ‘퉁소소리’ 연습 현장(사진=세종문화회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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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선웅 단장(사진=세종문화회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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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작품을 보고 ‘위정자들의 우매함이 반복되어선 안 되겠구나’ 하고 느끼셨으면 한다.”
서울시극단 고선웅 단장은 24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이뤄진 연극 ‘퉁소소리’ 연습실 언론 공개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작품을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퉁소소리’는 조선 중기 문인 조위한의 고소설 ‘최척전’을 연극화한 작품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명청교체기의 전란을 배경으로 한다. 질긴 생명력으로 전란의 소용돌이를 버티며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중국, 일본, 베트남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까지 펼쳐내는 방대한 세계관과 코믹함을 곁들인 속도감 있는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품의 연출과 각색을 맡은 고 단장은 15년 전부터 ‘최척전’의 연극화를 꿈꿨다면서 “한정된 자원으로 장황한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 작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도 파병, 난민 이슈 등으로 지구가 난리이지 않나. 소파에서 회의만 하는 분들이 윗분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싶다. 그런 사진을 볼 때마다 화가 난다”면서 “작품을 보시면 ‘이때도 똑같았구나’ 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극은 우여곡절 끝 혼례를 치르는 최척과 옥영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전란 속 각각 중국 배와 일본 배에 몸을 실은 뒤 베트남 땅까지 밟는 두 사람이 기적 같은 만남과 안타까운 이별을 반복하는 과정을 역동적으로 그려낸다. 최척과 옥영을 이어주는 매개물이기도 한 퉁소를 포함해 거문고, 가야금, 해금 등 전통 국악기로 구성한 5인조 악사의 라이브 연주가 더해진다는 점도 특징이다. 등장인물들이 겪는 소통의 어려움이란 난제를 표현하기 위해 일본과 베트남 국적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대사를 원어 그대로 작품에 녹여 해당 내용을 관객이 자막을 통해 접하게끔 한 점도 돋보인다.
| ‘퉁소소리’ 연습 현장(사진=세종문화회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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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민(왼쪽)과 정새별(사진=세종문화회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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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재(사진=세종문화회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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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는 강신구, 김신기, 최나라, 이승우 등 서울시극단 배우들을 비롯해 500여명이 참여한 치열했던 오디션을 거쳐 배역을 따낸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각각 최척 역과 옥영 역을 맡아 박영민과 정새별도 오디션을 거쳐 주연으로 발탁됐다. 박영민은 “라면을 먹다가 합격 소식을 접했다. 다음 날까지도 ‘내가 들은 내용이 맞나’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싶었다”는 말로 작품 합류에 대한 감격을 표했다. 그는 이어 “빛나는 배우분들과 함께 하게 돼 기가 죽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1인분을 잘 해내면 나 또한 빛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액자식 구성 묘미를 살리는 내레이터 역할까지 소화하는 노(老) 최척 역은 백상예술대상 연기상, 이해랑연극상, 동아연극상, 보관문화훈장 등을 받은 관록의 배우 이호재가 맡아 극에 무게감을 더한다. 이호재는 “쉽게 말하면 ‘역사는 반복된다’는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라면서 “셰익스피어가 400년 전 쓴 희곡도 아직까지 공연하지 않나. 사람만 사라질 뿐 역사는 돌고 돌게 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극단의 올해 마지막 작품인 ‘퉁소소리’는 11월 11일부터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민초들이 겪는 고초의 원인에 대한 생각할 거리와 ‘포기하지 않으면 깨닫는다, 살아내면 좋은 일은 꼭 있다’는 메시지를 함께 던지는 작품이다. 공연에는 장연익, 류주연, 오현우, 이원희, 전재형, 박장면, 민경석, 윤준호, 김용준, 최아론, 최민혁, 박예리, 이석중 등도 무대에 오르며 다수의 배우가 1인 다역으로 활약한다.
| ‘퉁소소리’ 연습 현장(사진=세종문화회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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