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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물적분할 자회사 IPO에 대한 주주동의 의무화로, ‘쪼개기 상장’ 논란의 재연 여지는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과 2025년 각 80여건의 IPO 가운데 중복상장은 각각 7건(코스피 3건·코스닥 4건), 12건(코스피 2건·코스닥 1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물적분할 등 쪼개기 상장 논란이 제기됐던 사례는 2024년 코스피에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과 코스닥 상장사 티엠씨(217590)다. 그 외는 대부분 일반 자회사 상장이었다.
한국의 중복상장 비율은 전체 시총 대비 상장사 간 지분보유 시총 기준으로 2025년 말 11.2%에 달해 미국 0.05%, 일본 4.0%, 중국 2.4%, 대만 2.7% 등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현저히 높다.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상장사가 물적분할로 설립한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하며, 이를 거치지 않으면 투자자 보호 노력을 충분히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HD현대로보틱스다. 2020년 5월 HD현대(267250)에서 물적분할된 로봇 계열사로, 주관사 선정 이후 절차가 사실상 멈춘 상태다. 로봇 산업 성장성과 투자 확대 필요성을 상장 명분으로 내세울 수 있지만, 물적분할 자회사로 의무규정을 그대로 적용받게된다.
주주동의 기준은 출석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이다. 3%를 초과해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초과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까지 합산해 3% 초과 여부를 판단한다.
모회사 이사회 역할도 한층 커졌다. 이사회는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주주 보호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후 주주와 소통하거나 주주총회 또는 이에 준하는 절차를 통해 주주동의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자회사 상장에 대한 찬반을 의결한 뒤 자회사에 통보해야 한다.
주주 보호방안도 선언적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거래소는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신사업 투자와 수익성 개선을 통한 모회사 가치 제고, 일정 기간 추가 분할이나 다른 자회사 상장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 등을 예시로 제시했다. 이행 시점과 방법, 조건까지 구체적으로 담긴 실행 계획이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대어급 IPO 재개? 중단? 복잡해진 셈법
SK에코플랜트, SK플라즈마, CJ올리브영,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현재 절차를 중단한 IPO 후보군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물적분할이 아닌 일반 자회사의 경우 3%룰 주주동의를 거치면 주주 보호 노력을 다한 것으로 추정하되, 주주동의를 받지 못하면 거래소의 개별심사를 받게된다. 자금 조달 필요성과 산업 특성, 모회사와 자회사의 관계 형성 배경, 자회사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요 IPO 후보군들은 새로운 전략 구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닥 일부 상장사를 제외하고는 대어급 IPO 가운데 중복상장에 해당하는 곳은 절차가 현재 완전히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중복상장 규제를 피해 해외 거래소 상장으로 우회하려는 시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해외 거래소 중복상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해외 상장의 대표적 사례는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나믹스(BD) 나스닥 상장이 주목받고 있다. 주주동의 등 모회사 이사회의 의무는 해외 상장시에도 그대로 적용받는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 구조는 현대차 28%, 정의선 회장 22.6%, 기아 17.2%, 현대글로비스 11.25%, 현대모비스 11.3% 순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상 ‘복수의 주권상장법인 모두를 모회사로 판단’하는 규정에 따라 4개사 모두에 5대 의무가 부과된다”고 말했다. 다만 실질적인 상장심사는 한국거래소 권한 밖인 만큼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제출 단계에서 의무 이행 여부를 사전 검토하는 방식으로 실효성을 담보한다는 것이 정부 계획이다.
김용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분가치 확인 기대감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IPO가 이뤄지면 모회사 지분을 고스란히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투자 방식의 희석에 대한 우려와 지분가치 확인에 대한 기대감이 대립하고 있는 만큼 현 주가 수준에 대해서는 보수적 시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