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전 시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v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버전으로 보는 게 맞다는 의견들을 많이 받았다. 그 부분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의 입장에 혼란을 초래한 결과가 되어 안타깝다”면서도 “그렇다고 문제의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전 대북지원에 관한 저의 입장, 즉 대통령께서 직접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 달라는 요청은 변함없다”며 “문제의 본질은 대통령이 이 문서의 보고를 받았느냐 여부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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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시장은 “우리는 흔히 대통령을 ‘vip’라고 칭해왔음을 알고 있다. 결국 ‘v’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정부 내에서 어떠한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 당사자들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검찰 공소장에 기재된 문건 제목은 ‘180514_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_v1.1’인데 언론을 통해 공개된 문건의 제목은 ‘180616_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_v1.2’라며 “두 파일은 제목에서 보여주듯 다르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의 이러한 주장은 누리꾼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v는 컴퓨터에서 문서를 작성할 때 내용을 수정하면서 붙는 ‘버전(versioin)’의 약어이기 때문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오 전 시장의 페이스북 글에 “덕분에 간만에 크게 웃었다”, “성지순례 왔습니다”, “v자 의미를 모를 수는 있다. 하지만 상대편을 비판이나 비난의 글을 올리며 기본적 사실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고 쓰다니”, “큰일 났습니다. 지금 제 컴퓨터에 거의 모든 파일명에서 v가 발견되고 있습니다”라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오 전 시장은 자신의 주장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댓글로 남기며 “오세훈 화났다!”라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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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도 일제히 황당한 주장이라며 오 전 시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강선우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v’가 대통령을 지칭하는 ‘vip’의 ‘v’라는 것”이라며 “전 서울시장이자, 현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의혹 제기 수준이 너무도 참담하고 황당한 탓에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라고 개탄했다.
강 대변인은 “문서작성 등 기본적인 일을 해보신 분이라면 아무리 모르려고 최선을 다 해도, 차마 모를 수가 없는 표현”이라며 “오 전 시장의 말대로라면 지금도 전국 곳곳, 세계 곳곳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되기 위하여 작성 중인 문건이 수만, 수억 건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지 코미디언 지망생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라며 “가짜뉴스 북풍 공작을 향한 국민의힘의 무리수, 이제 제발 좀 멈추라”고 했다.
박주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문서 작업 한 번도 안 해봤나”라며 “서울시장에 재도전하는 오 전 시장님이 마치 한 번도 문서 작업 같은 실무를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아닌가 우려하게 만든다”고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의원 역시 “선거 때가 되면 이성의 상실 현상을 자주 보지만, 지성의 상실이라는 괴현상은 처음이다. version의 ‘v’를 vip로 해석하다니, ‘갈수록 가관’은 여기에 써야 할 말”이라며 “그렇다고 한다면 V3는 안철수 후보가 대권 도전을 세 번 한다는 뜻인가”라고 비꼬았다.
같은 당 김원이 의원은 “눈을 의심했다.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 그런데 검색해보니 정말이더라. 실제 v의 의미를 잘 주목해달라”면서 버전(v)을 매긴 의원실 문서 목록을 캡처해 올렸다.
강병원 의원은 오 전 시장의 총선 출마 당시 손가락 ‘브이’자를 취한 사진을 올리며 “큰 웃음 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후보, 열심히 V(브이) 날릴 때 미리 알아봤어야 했는데”라며 “내가 보수를 몰락시켰다, 나는 대통령을 지지한다 (의미) 맞나”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문서명_v1.1.hwp’ 및 ‘문서명_v1.2.hwp’의 v가 version의 v가 아니라, 대통령을 가리키는 VIP의 v라고 주장하는 분이 계시는군요”라고 지적했다.
산업부는 전날 2018년 4월 27일 1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이후 작성된 6쪽 분량의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 보고서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