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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지검장은 10일 출입기자단에 메시지를 보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러한 증거인멸 행위에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라고 밝혔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유해용(52·19기)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은 행정처 측과의 통화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되고서 새로운 영장 청구가 기각된 뒤인 지난 6일 출력물 등은 파쇄했고 컴퓨터 저장장치는 분해해 버렸다’는 등의 취지로 말했다. 법원행정처는 유 전 연구관이 전날 검찰 조사에서 자료 파기를 밝히지 않은 점을 확인하고 검찰 수사팀에 경위와 내용을 전달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연구관은 기밀문건인 대법원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와 판결문 초고 등 수백건의 자료를 대법원에서 몰래 들고 나와 보관하고 있었다. 검찰은 지난 5일 그의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를 확인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7일 그의 변호사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단 1개 자료를 제외하고 이날 모두 기각됐다. 검찰이 유 변호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가 사실상 전부 기각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검찰에 따르면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유 전 연구관이 대법원 재판자료를 반출해 소지한 것은 대법원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부적절한 행위이지만 죄가 되지 않는다”고 기각사유를 설명했다. 박 부장판사는 “유 전 연구관이 반출해 소지한 자료를 압수수색을 통해 수사기관이 취득하는 것은 재판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할 수 있다”고도 했다.
검찰은 법원이 이처럼 유 전 연구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장시간 검토한 뒤 기각하는 동안 판결문 등 각종 문서와 컴퓨터 저장장치가 파쇄된 것을 명백한 증거인멸 행위로 보고 있다. 대법원 재판자료 무단 반출은 공무상비밀누설은 물론 공공기록물관리법·형사사법절차촉진법·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위반했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전담 판사를 향해 “(대법원 재판재료를)수사기관이 취득하면 재판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는 것이고 민간인 변호사가 취득하면 아무런 죄도 안 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원이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었다는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검찰의 영장 청구를 잇따라 기각하는 가운데 핵심 피의자가 증거인멸 행위까지 벌이자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의혹에 더해 현 김명수 사법부의 수사방해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의 재판자료 무단 반출 혐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자 법원행정처에 그를 고발할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검찰은 혐의입증 자료를 보강해 유 전 연구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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