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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국가간 백신 공급 불균형 심각…각국 정부 개입, 공공재로 취급해야"

양지윤 기자I 2022.11.10 22:05:14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사용률이 저소득 국가에선 현저하게 떨어지는 등 심각한 공급 불균형 상태라고 지적하며 백신을 공공재처럼 취급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화이자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10일(현지시간) WHO가 최근 발간한 ‘세계 백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사용된 모든 종류의 백신의 규모는 160억 도즈로 1410억 달러(약 194조6000억여원) 규모다. 이는 2019년 백신 시장 규모의 3배에 달한다. 코로나19 백신 사용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국가별로는 백신 불평등 현상을 보였다. 선진국들은 대체로 전체 인구의 4분의 3가량이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한 반면 저소득 국가는 접종률이 25%에 그쳤다.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인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백신도 마찬가지다. 선진국의 사용률은 83%인데 반해 저소득 국가는 도입률은 41%로 절반 이하 수준이다. WHO는 콜레라와 장티푸스, 에볼라 바이러스 관련 백신은 더욱 수급을 맞추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들 질병은 주로 위생·보건 환경이 열악한 저소득 국가에서 자주 발생한다.

특히 이 질병들은 일단 발병하면 급격히 번지면서 특정 지역에서 백신 수요가 급증한다. 문제는 제약사들이 그만큼 생산량을 늘리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수익성을 따지는 이윤 논리가 작동하게 돼 백신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소수 제약사가 백신 개발과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현재의 시장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WHO는 강조했다.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개입해 백신을 공공재처럼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WHO는 “공공 투자를 통해 백신 생산 및 공급 경로를 다변화하고 제약사들의 특허 포기와 기술 이전을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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