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AI 검색
AI

중·고교생 74% "입시 압박, 삶에 고통"…'유도질문' 논란도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응열 기자I 2026.11.04 14:21:34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전교조, 중·고교생 3414명 대상 마음건강 첫 설문
학생 53% "마음 힘들어 공부·일상생활 지장 겪어"
"자살 전제 설문" 지적…전교조 "일반적 인식 물은 것"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중·고등학생 10명 중 7명 이상은 입시·성적 경쟁 압박이 학생을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게 하는 데 영향을 준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고교생 10명 중 5명은 최근 한 달간 마음이 힘들어 공부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은 적이 있다고 했다. 학교에서 혼자라고 느낀 적이 있다는 학생도 10명 중 4명꼴이었다. 이에 전교조는 입시 부담뿐 아니라 학생의 고립과 관계 단절을 해소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혜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학생 마음건강과 자해·자살 예방대책 마련 TF 위원장이 4일 서울 중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응열 기자)
문혜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학생 마음건강과 자해·자살 예방대책 마련 TF 위원장이 4일 서울 중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응열 기자)
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중·고교생 3414명과 교사 1017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학생 마음건강과 자해·자살 예방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달 13~27일(학생), 15~27일(교사)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전교조가 학생 마음건강에 관해 설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국무회의에서 학업 경쟁과 학교폭력 문제를 거론하며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자살예방 대책 마련을 주문할 만큼 청소년 자살 문제가 심각해진 데 따른 것이다.

전교조가 이번 설문에서 학생들에게 ‘학생이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어지는 데’ 각 요인이 미치는 영향을 물은 결과, ‘입시·성적 경쟁 압박’이 영향을 준다는 응답이 73.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진로 불안(69.1%), 우울·불안 등 마음건강 문제(65.6%), 친구관계 단절·따돌림·학교폭력(61.3%), 가정 불화·부모와의 정서적 거리(56.7%) 순이었다.

최근 한 달간 마음이 힘들어 공부나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웠던 적이 ‘자주’ 또는 ‘거의 매일’ 있었다는 학생은 14.4%였다. ‘가끔’ 있었다는 응답(38.5%)까지 합하면 52.9%였다. 또 학교에서 혼자라고 느낀 적이 ‘자주·거의 매일’ 있었다는 학생은 9%, ‘가끔’까지 포함하면 38.8%였다. 전교조는 입시 부담에 더해 고립과 관계 단절을 학생의 주요 위기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정부는 10대 자살률을 2024년 10만명당 8명에서 2035년 4.2명으로 낮추겠다며 범정부 자살 예방 대책을 발표했다. 사회정서교육 확대와 인공지능(AI) 기반 위기징후 발굴, 학교 전문상담인력 배치 추진 등이 대책의 주요 내용이다.

(자료=전교조)
(자료=전교조)
그러나 전교조 조사에 참여한 교사 중 73.2%는 현 대책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봤다. 어렵다고 답한 교사들은 그 이유(최대 2개 선택)로 ‘원인 진단 없이 대책만 나열’(57.7%), ‘입시 경쟁 등 구조적 원인 외면’(54.3%), ‘현장 실태 미반영’(36.8%)을 꼽았다.

교사들 중 94.3%는 학생 마음건강 강화를 위해 전문상담교사 정원 법제화와 전 학교 상주 배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82.2%는 학급과 또래관계 회복에 예산과 시간을 우선 투입해야 한다고 봤다.

학생들은 필요한 대책(최대 3개)으로 ‘학업·입시 부담 줄이기’(74.4%)와 ‘잠자고 쉴 시간 늘리기’(67.9%)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학생 의견 정책 반영’(27.5%)과 ‘친구관계·학급 활동 지원’(26.5%)이 뒤를 이었다.

다만 일각에선 학생 대상 조사 중 일부 문항이 유도질문의 성격을 띤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항 32번은 ‘학생이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어지는 데 다음 항목들이 얼마나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느냐’는 내용인데 질문이 학생들이 자살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전제하고 구성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계 관계자는 “일부 문항은 학생들이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전제를 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해 전교조 관계자는 “자신의 경험이 아니라 학생들의 일반 인식을 물어보려 한 것”이라며 “학업 스트레스만으로 위기가 오는 것이 아니라 기댈 관계가 끊어진 고립이 영향을 준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소셜미디어)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