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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3억 올리고 전세는 벌써 문의…은마 재건축發 대치동 술렁[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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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환 기자I 2026.07.06 16:57:17

23년 만에 사업시행인가 받은 은마 가보니
호가 올린 매물 등장…매수세 따라붙지 못해
“더 싼 곳 없다”…빌라 전월세 문의 이어져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은마아파트가 23년 만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며 다시 시장의 중심에 섰다. 집주인들은 호가를 수억원씩 높이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강한 대출규제에 매수세는 따라붙지 못하는 분위기다. 반면 재건축 이주가 현실화할 경우 4400여가구가 한꺼번에 움직이게 돼 대치동 일대 전월세 시장에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6일 찾은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 사업시행인가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6일 찾은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 사업시행인가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6일 찾은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곳곳에는 사업시행인가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입주 이후 46년이 지나 곳곳이 녹슬고 녹물이 나오는 등 재정비가 시급해 보였다. 게다가 주차 공간이 부족해 주차장 곳곳에는 이중주차된 차량이 놓여 차량과 주민들의 이동을 방해하고 있었다.

앞서 지난 2일 강남구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했다. 2003년부터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설립돼 재건축을 추진해왔으나 전임 시장의 ‘35층 룰’과 상가 등 소유자와의 갈등으로 인해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다만 서울시 규제 완화와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사업에 속도를 붙였고 ‘재건축 7부 능선’이라고 불리는 사업시행인가까지 마쳤다. 조합은 내년 여름방학부터 이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러한 소식에도 매매 시장은 비교적 잠잠했다. 지난해 10월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42억 9500만원이라는 신고가를 기록하며 40억원대에 거래됐다. 다만 10·15 대책, 다주택자 중과세 양도 유예 종료 등을 앞두고 30억원대 후반으로 손바뀜됐고 지난 6월에는 37억 7000만원까지 내려왔다. 최근 사업시행인가 소식이 전해지며 현재 호가가 2억~3억원 높아진 매물이 시장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출규제가 이어지며 이를 매수할 수요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사업시행인가 이후 집을 내놓겠다고 하신 분들이 시세보다 2억~3억원 높여 집을 내놓고 있다”면서도 “워낙 대출 규제가 빡빡하다보니 당장 이를 매수하려는 문의 자체는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6일 찾은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물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6일 찾은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물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문제는 전월세 시장이다. 은마아파트는 대표적인 ‘학세권’ 아파트로 전체 입주자의 약 70%가 전월세로 입주해 있다. 자녀 교육이 끝날 때까지 동네 자체를 옮기기 어렵다는 특성으로 인해 이들 대부분이 대치동 또는 인근 동네로 옮겨가야 하는 상황이다. 은마아파트가 학부모들의 ‘성지’가 된 이유는 비교적 저렴한 전월세 가격 때문이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수리되지 않은 집 기준으로 76㎡ 전셋값 6억원, 전용 84㎡ 전셋값 7억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이는 인근보다 약 4억~5억원 가량 저렴한 수준으로 은마아파트가 이주를 시작할 경우 이들은 원래 거주지로 돌아가거나 비아파트 또는 반전세로 이사하는 방법밖에 없다.

중학교 2학년 딸을 키우는 박모씨는 “아이가 중학교를 마칠 때까지는 이곳에 머물렀으면 하는데 사업이 속도를 내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주변 엄마들도 지금 주변 아파트 반전세 매물을 찾고 있고 혹시 괜찮은 빌라나 오피스텔이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은마아파트 근처 공인중개사무소에는 인근 아파트 전월세 매물을 문의하는 연락이 이어지고 있었다. 공인중개사 A씨는 “당장 이주 일정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언제쯤 이주를 할 것 같은지, 주변 아파트 전월세 시세는 어떤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자녀들의 학기 마무리 시점에 본가로 돌아가거나 인근 비아파트 전월세를 구하는 등 대규모 이사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든다. 인근 전월셋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치뿐만 아니라 개포, 역삼, 삼성 등 전월세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개포주공3단지가 2015년 10월 이주를 시작하자 인근 전셋값이 수천만원 가량 오르기도 했다. 역삼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치 인근은 웬만하면 신축이라 은마아파트보다 (전월세값이) 저렴한 아파트는 사실상 없다”며 “발빠른 학부모들은 벌써부터 빌라를 염두에 두고 문의를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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